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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용혁 재향군인회 부회장 ⓒ 뉴데일리
육군본부는 내무검열 때 대령이 유리창을 닦는다. 정말이다. 오며가며 마주치는 것이 ‘별’들이다. 영관급-위관급은 말 그대로 ‘널렸다’. 사병들은 정말 희귀동물들이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역시 그렇다. 집행부는 별들의 천국이다. 22일 발표된 신임 부회장들 역시 그렇다. 박춘택 공군부회장은 예비역 대장, 임종린 해병대부회장은 예비역 중장이다. 새로 임명된 신원배 35대 사무총장 역시 예비역 해병 소장이다.
이런 속에서 준장도 아닌 병장이 신임부회장에 선임돼 눈길을 끌었다. 물론 “준장 위에 소장, 소장 위에 중장, 중장 위에 대장, 대장 위에 병장”이라는 군대시절 우스개가 있긴 하다. 하지만 정말 우스개일 뿐이다. 대위도 하늘같은 병장이 별 네 개보다 높다니? 다분히 자조적인 ‘노~옹담’이다.
그런데 별들과 나란히 하는 병장이 현실이 됐다. ‘우째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지난 13일 치러진 32대 향군회장 선거에서 박세직 회장의 공약 때문이다. 향군 정회원의 95%, 대의원의 52%를 차지하고 있는 부사관 및 병 출신 회원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다는 공약이 ’우째 이런 일이‘의 정답이다.
어쨌든 몹시 용기가 필요할 이 자리의 주인공은 임용혁(49) 예비역 육군 병장. 보직은 부사관·병 대표 부회장이다. 임 부회장은 열쇠부대 5사단 출신이다. 군악대에서 복무했다. 평범한 예비역 병장이 어떻게 향군에 관여하게 됐을까?
그는 자신이 뼛속부터 ‘향군맨’이라고 말한다. 향군의 가장 하부조직인 동(洞) 회장을 12년 했다. 그리고 구(區)회장 3년, 서울시 이사를 또 3년 맡았다. 18년 동안 향군 일을 해온 것이다. 지난 1998년엔 종신회원 2500명을 가입시키는 등 조직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중구 회장과 서울시 회장도 각각 3년씩 하는 등 18년을 향군의 하부조직에서 일해 온 ‘향군맨'이다. 중구 의회 의장을 할 때는 서울시 구의회 의장단협의회 사무총장을 겸하면서 의장들을 설득, 지자체가 향군을 예우하고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말하자면 밑바닥부터 향군 일을 해오고 경험을 쌓아온 셈이다. 될 사람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휘황한 별들 속에서 병장 부회장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는 향군에서 가장 중요한 조직을 가장 하부조직인 ‘동회’로 꼽았다. 동회 회장 12년 등 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향군을 살아숨쉬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한다. 그리고 부사관 및 병 출신과 장성-장교 출신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다리 역할도 맡겠다고 한다. 전국의 읍-면-동을 직접 발로 뛰면서 향군 조직의 뿌리부터 튼튼하게 만들어 조직에 생동감을 주겠다는 각오다.
좌파정권 10년 동안 위축됐던 어깨를 다시 활짝 펴고 향군이 국가안보의 제2의 보루로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눈썹 휘날리도록 달리겠다고 다짐한다.
2002년부터 서울 중구의회 의원으로 활동 중. 2006년부터 2년간은 중구의회 의장도 역임했다. 사족 하나! 특이하게도 아마빌레실내악단 단원으로 바이올린 연주자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