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를 제외한 정부 중앙부처 장·차관 가운데 소형차나 친환경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녹색성장'을 천명하고 청와대가 솔선수범에 나섰지만  중앙부처의 '대형차 선호'는 여전했다.

  • ▲ 지난해 3월 이명박 대통령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을 찾아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함께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 연합뉴스
    ▲ 지난해 3월 이명박 대통령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을 찾아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함께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 연합뉴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22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중앙행정기관 전용 승용차 현황'에 따르면 장·차관이 타는 관용차 229대의 96.5%인 221대가 대형차로 나타났다. 차종별로는 체어맨(뉴체어맨 포함)이 117대로 가장 많고 에쿠스와 그랜저도 각각 50대와 46대였다. 배기량은 대략 2500∼3500cc 수준이었다.

    차관급 이상이 중·소형차를 이용하는 기관은 청와대 뿐이다. 맹형규 정무수석, 정동기 민정수석, 이동관 대변인 등 수석급 참모 7명이 친환경 차량인 베르나 하이브리드(1399cc)를 이용하고 있다. 박형준 홍보기획관도 같은 차량이다. 특히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999cc의 소형차 모닝을 타고 다닌다. 수석급 참모진의 차량 교체 시기는 지난해 7월경으로 에너지 절약을 강조한 이 대통령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한 해동안 전용승용차를 교체한 19명의 중앙부처 장·차관급은 전원 중대형 차량을 다시 선택했다. 차량 교체사유는 내구연한 경과 및 노후화, 잦은 고장으로 인한 수리비 과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의전용 등 다양하다.

    전체 전용차 229대 중 해당 부서가 직접 구매, 사용하는 경우는 105대였고 나머지 임차한 차량이 124대였다. 차량 구매 비용은 2000만원 중반~6000만원 초반대였으며, 임차 비용은 월 100만∼150만원이었다.

    가장 비싼 전용차는 2007년 4월 국방부가 장관 몫으로 구매한 에쿠스로 6019만원이었다. 반면 청와대 참모진이 '애용하는' 베르나 하이브리드카는 대당 1013만원으로 가격이 가장 낮았다. 차량 가격만 5000만원 차이가 난다.

    한편 청와대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지난해부터 여름철 '노 타이' 겨울철 '내복입기'를 실시하고, 업무용 차량을 대폭 축소해 직원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권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방 방문시 전용 헬기 대신 KTX를 타거나, 참모진과 함께 마이크로 버스를 자주 애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