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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경선 중 가장 치열했다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입' 역할을 했던 진수희 의원과 김재원 전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시 만났다. 더구나 두 사람은 경선 당시 양측 충돌의 가장 큰 불씨였던 이재오 전 의원을 화제로 올렸다. 이 전 의원은 지금까지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간 화해의 걸림돌로 꼽힌다.
진 의원은 경선 당시 이 후보의 대변인 중 가장 공격적이었다는 평을 들었고 이로 인해 박 후보 진영에 가장 미운털이 박혔던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진 의원이 이 전 의원의 최측근이란 점은 박 후보 진영에 더 눈엣가시였다.
경선 당시 진 의원과 맞섰던 김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 불출마 한 뒤 현재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대담 프로 '김재원의 아침저널'를 진행 중인데 마침 17일 진 의원을 불렀다. 박희태 대표의 4·29 국회의원 재선거 불출마가 인터뷰 주제였지만 이들의 첫 화제는 임박한 이 전 의원의 귀국 문제였다.
이 전 의원은 3월 말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 전 의원은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 귀국이 당내 계파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귀국시기를 재·보선과 당협위원장 선임이 끝난 5월 이후로 늦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던 것으로 안다"며 귀국시기를 "3월 초로 고수하는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다소 공격적인 질문에 진 의원은 "꼭 3월에 귀국해야 할 사유가 생겼다거나 맡게 될 역할이 있어서가 아니라 미국에 더 머물 이유가 없어져 돌아오는 것으로 보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고 받았다. 그는 "평생 외국 생활 경험도 없던 분이 60대 중반 나이에 가족도 없이 혼자 식사 해결하고 빨래도 직접 하면서 객지생활을 1년 가까이 하다보니 심신의 피로가 누적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이 "요즘 달러값도 비싸구요"라고 거들자 진 의원도 "그렇죠, 돈이 많은 분도 아니고"라고 고 했다. 김 전 의원이 다시 "당분간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한 여권 실세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평한 뒤 "그래서 귀국 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라며 "(이 전 의원의 귀국 후 행보를) 어떻게 예상하느냐"고 따지자 진 의원은 "언론이나 다른 정치권에 있는 분들은 그렇게 평가하는 모양인데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 안한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김 전 의원은 "백두산에 올라가 만세 부른 것까지도 국내에서 관심을 갖고 전달했고 그것을 뉴스로 보도하는 실상인데 국내에 들어오면 아마 집 안에서 밖으로 나왔다는 것도 뉴스가 될 텐데…"라고 맞받아쳤다. 공교롭게도 이 전 의원이 백두산에 올라 만세를 부른 것을 언론에 알린 것은 진 의원이다. 진 의원은 "(이 전 의원도) 그것을 굉장히 걱정한다"고 답했다.화제는 이 전 의원의 재·보선 출마로 넘어갔다. 김 전 의원이 "이 전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 창조한국당 문국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10월에 있을 선거 출마를 기대해도 될까요"라고 묻자 진 의원은 "말하기 좀 이른 시점"이라며 "(이 전 의원은) 최종 판단(대법원 확정판결)이 내려지고 나서 고민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전 의원은 "어쨌든 출마할 가능성 자체는 열어두고 있는 거겠죠"라고 확인했고 진 의원은 "어느 쪽으로든 고민을 해서 결론을 내겠죠"라며 넘겼다.
김 전 의원은 이어 박희태 대표 불출마로 화제를 돌린 뒤 "박 대표까지 출마하지 않게 됨에 따라 스타 플레이어가 없어 재·보궐 선거에 승리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있다"고 묻자 진 의원은 "통상 재보선은 '중간평가다', '심판이다' 이런 논리가 적용되긴 했다"며 "17대 국회에서 김 의원도 같이 하면서 그랬었잖아요"라고 받아쳤다. 진 의원은 이어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 다 이겼는데 최근 상황은 조금 다르다"며 "이번 재보선에 여당이 내세우는 위기극복론과 야당의 정권심판론을 여론 조사해본 결과 오히려 위기극복론이 국민에게 더 공감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 불출마에 대해선 "본인이 어느 한 지역을 선택하면 그 지역으로 당의 힘이 쏠릴 수밖에 없어 부담을 느끼고 포기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