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데일리가 23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 한 해 동안 에너지 절약 운동을 펼친 결과 전년 대비 유류 14%, 도시가스 14%, 상하수도 5%, 전기 0.5%의 절감 효과를 각각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이같은 사례가 정부 부처와 민간으로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의 에너지 절감 분야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유류사용량이다. 사용량은 2007년에 비해 무려 14%가 줄어들었으며, 특히 무연휘발유만 따졌을 경우에는 20% 상당을 아꼈다. 100% 수입에 의존하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는 더욱 크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수석비서관급의 차량부터 바꿨다. 큰 배기량을 자랑하는 검정색 대형차에서 중소형 '하이브리드카'로 교체했다. 하이브리드카는 내연 엔진과 배터리 엔진을 동시 장착하거나 차체 무게를 줄여 공기저항을 최소화, 일반 차량에 비해 연비는 높이고 유해가스 배출량은 획기적으로 줄인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다.

    지난해 4월 업무용 차량 2대를 현대기아차의 프라이드와 베르나로 바꾼 이후 7월에는 수석급 이상 관용차를 전부 교체했다. 이 때문에 광화문 인근 호텔 벨보이들은 '기사 둔 소형차'에 당황하는 일이 가끔 발생했다. "청와대 수석들은 중소형 은회색 하이브리드카를 사용한다"는 소문이 난 뒤로는 소형차가 호텔 현관 앞에 들어서면 긴장할 정도라고 한다.

    또 청와대 직원의 근거리 이동을 위해 '자전거 스테이션'을 마련했다. 총무비서관실은 국산 브랜드 자전거 10대를 구입, 가까운 거리를 다닐 경우 직원들이 탈 수 있도록 했다. 부득이한 경우에도 업무용 차량보다 택시같은 대중교통수단 이용을 권장했다. 에너지 절약과 내수 진작이라는 두가지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모든 직원은 앞으로 3개월간 넥타이를 매지 마세요" 주로 냉난방에 이용되는 도시가스 비용 절약에는 직원들의 '살신성인(?)'이 필요했다. 이명박 대통령 지시에 따라 지난해 여름에는 집무실 실내온도를 섭씨 28도 이상으로 유지하는 대신 넥타이를 매지않는 '노 타이 운동'을 전개했다.

    겨울철에는 평균 실내온도를 2007년보다 3도 낮은 섭씨18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직원들에게는 점퍼가 지급됐다. 한 직원은 "초기에는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도 간혹 있었지만 익숙해진 다음에는 별 문제 없었다"며 웃어 보였다. 또 이 대통령은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자 주위에 '내복입기'를 권유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내복입는 것을 국민이 아는 지 모르겠다"면서 에너지 절약에 국민적 동참을 기대했다고 한 참모는 전했다.

    지난 15일에는 청와대 방문객을 맞이했던 구 북악안내실이 '연풍문'으로 개칭해 준공식을 가졌다. 연풍문은 지열 시스템을 이용해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되며,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스템은 매일 형광등 200개를 10시간 동안 켤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연풍문은 첨단 녹색기술이 접목된 청와대 경내 '그린 하우스' 1호점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