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정권 10년동안 단맛을 즐긴 사람들과 정권이 길러낸 일부 시민단체가 만든 불복의 카르텔을 깨지 못하고 대의민주제를 수호하지 못할 정권이라면 차리리 자폭하라”

    소설가 이문열씨(사진)가 19일 인터넷 환경이 만들어낸 국민의 직접 정치 참여욕구는 대부분 오해와 착시를 활용한 여론조작과 위장에 따른 것이라며 대의민주주의 과정인 다수결에 대한 불복이 구조화돼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테에서 열린 관훈틀럽 초청 포럼에서 ‘지친 대의민주정과 불복의 구조화’라는 주제로 발제를 한 이씨는 “인터넷 상의 여론조작과 다수 위장은 집단지성이라는 허구를 만들어 냈고 감각으로 수용한 정보의 파편을 지성이라고 착각한 사팔뜨기 지식인들이 대의 민주정 폐지를 공공연히 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전국을 광우병 광풍 속으로 몰아넣었던 촛불 시위가 “그토록 다수로 비친 것은 대선과 총선에 대한 불복이 거기에 집결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다수가 아니라 몇 달 전에 있었던 대선 불복 세력이 그 사안을 계기로 한곳에 모여 다수를 조작한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이씨는 “불복이 구조화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정권에서였지만 불복이 상시적 구조로 자리잡은 것은 현정권부터”라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오랜 불복의 경력을 가진 '그때 그사람들'과 지난 10년동안 신기득권층으로서의 단맛을 즐긴 사람들, 지난 정권이 정성을 들여 기른 일부 시민단체가 카르텔을 형성하고 의회를 뛰쳐나온 야당 의원들이 그 앞장을 서 이제 불복은 정교하고 견고한 구조로 우리 사회에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촛불 마당은 상시적으로 열려있고 구실만 생기면 자동적으로 작동한다. 불복의 카르텔은 서로가 서로를 부추기고 격려하며 지켜준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시절의 단맛을 지키려고 결사항전을 외치는 일부 방송은 낯간지럽게 촛불을 격려하고 부추기며 촛불은 또 촛불대로 그 방송을 지켜주려고 시청 앞 광장과 그 방송사 주위를 분주하게 오락가락하는 것이 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한국 사회 존립까지 위협하는 불복의 구조화를 해소하려면 국민통합을 회복하거나 불복세력이 자제하는 수밖에 없지만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며 “정권이 적극적으로 자기방어 의지를 갖고 대의민주제를 근간으로 하는 헌법체계를 수호할 수단과 방도를 찾아라”고 정권의 결단을 촉구햇다. 그는 정부를 향해 “대의민주제가 이미 용도폐기된 정체원리라는 주장에 동의한다면, 헌법 개정으로 자폭하고 새 헌법 쳬계에 따라 형성된 정권에 모든 것을 이양해라”고 직격탄을 날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