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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19일 기자회견은 화려한 듯 했지만 알맹이는 없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주체들의 자기희생을 요구했지만 정작 키를 쥔 정부와 여당의 자기희생 방안은 빠졌다.
신빈곤층과 저소득층에 대한 대책 방안으로는 ▲소비 쿠폰·푸드 쿠폰 제공, ▲진학과 취업에 할당과 인센티드 도입, ▲9급 공무원 신규 채용시 저소득층 1% 의무채용하는 계층 할당제 확대 등을 제시했는데 구체적 로드맵도 내놓지 못했다.
기자회견 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박 대표는 정치권의 자기희생 방안을 묻자 "정치권은 자각속에서 잘 해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국회 역시 "의원들의 행동을 보면 과거에 비해 훨씬 절제된 생활과 자제된 생활은 한다"며 "국민들에게 모범이 될 만한 사생활도 보이고 있다"고 강변했다. 다만 "급할 때 외국에 가서 골프치고 이런 것만 안 하면 국민들이 알아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어떻게 학생들에게 얘기하는 식으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겠느냐"며 "각자 자각에 따른 행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비 쿠폰·푸드 쿠폰을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박 대표는 "지금 이것은 확정된 게 아니다"며 "시기와 방법,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여러나라에서, 선진국에서도 시행하고 있기에 우리도 한 번 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인식은 퍼지고 있다"고만 말했다. 쿠폰제 시행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느냐 묻자 "이것이 소비에 얼마나 진작이 될런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한 정책 중 국민적 호응이 큰 정책은 유류환급이었다"며 "감세는 고맙다는 사람이 없었는데 유류환급금은 완전히 공돈이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래서 현금으로 드리는 게 효과적일 것이란 걸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감원 대신 일자리 나누기를 시행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세제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지원규모와 지원대상 기업 선정기준'을 묻자 "논의는 하고 있지만 발표할 단계는 아니다"며 "필요한 자금은 추경을 계획하고 있다. 열심히 노력하겠다"고만 답했다. 야당에 대화 제안을 했지만 정작 야당을 대화 테이블에 앉힐 방안을 묻자 "대화는 민주주의 기본"이라며 "'대화를 합시다'해서 하는 게 아니라 의회정치를 하려면 대화와 타협은 필수적이라는 것을 야당이 빨리 깨달아야 한다"고 답했다. 야당 입장에선 제안이라기 보다 강요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이다.
방한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아프가니스탄 전투파병을 강력히 요청할 경우 대비책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당정 간 논의되거나 결정된 게 없다"고 답했다. 다만 "우리가 아프간에 비전투병을 파견한 선례도 있으므로 여러가지를 고려해 한미간 전통적인 우의의 바탕에서 결정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4월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선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며 "때가 되면 확실하게 밝히겠다"고 했고 4월 당협위원장 교체를 두고 당내 계파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바깥에서 보기에는 계파가 나뉘어 있는 것 처럼 보일런지 모르지만 당내에 계파는 없다고 분명히 말한다"며 "서로 의원간 친소관계가 있고 모임들이 있지만 나는 계파활동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