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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미디어법 원안 고수 의사가 없다고 말한 데 대해 같은 당 공성진 최고위원이 불만을 드러냈다.
공 최고위원은 17일 BBS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나와 "원내대표 말씀으로 (전략이)대외에 알려진다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야당과)협상 하는 데 부담이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공 최고위원은 "원내대표는 대야 협상 전략을 마련하는 창구인데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노출해서는 안되는 대야 협상 카드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 최고위원은 다만 당내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해 "얼마나 답답했으면 원내대표가 그런 얘기까지 했겠느냐"고 전제한 뒤 "대기업 참여 지분 조정은 탄력적으로 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이 협상창구인 원내대표단의 공식적 입을 통해서 나왔다는 것은 협상이 조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더 중요한 것은 민주당 자체가 협상을 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 상정조차 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를 여러 군데에서 천명했다"고 비판했다.
사회자가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한나라당 개정법안에서, 현재 정부안으로 20%로 돼 있는 재벌 소유 상한선을 낮추는 방안조차도 '협상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며 "민주당은 협상전략상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인데 막상 한나라당이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도 낮출 수 있다'고 한 것은 당내에서 어느 정도 어떤 결정이 났는지 모르겠지만 의아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공 최고위원은 "이 문제가 의원총회나 최고위원회의에 전혀 보고된 바 없다"고 거들었다. 공 최고위원은 "우선 내부적으로 치열한 토론이 지난 연말에도 있었고 지금까지 지속돼 왔지만 급선회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며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일치된 견해를 갖고 그러나 대외적으로 협상안을 마련할 때는 다른 차원의 접근을 해야 하는 것인데 이것을 있는 그대로 얘기했다면 우리는 카드를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불만을 쏟았다.
사회자가 "당내 한 의원의 개인적인 발언이라든가, 원내 지도부 중의 영향력있는 분이 말씀하신 것과는 달리 원내대표는 사실상 원내 전략의 총괄 책임자이자 협상 대표가 아니냐. 그러면 한나라당의 의견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자, 공 최고위원은 "그런 점이 조금 안타깝다. 어떤 의도에서 그런 말씀 하신 것인지 오늘 한 번 확인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전날(16일)홍 원내대표는 미디어법 처리와 관련, 논란이 되는 조항에 수정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디어법에서 결국 논쟁 중점이 되는 것은 대기업의 지상파 참여가 옳으냐 하는 것을 두고 논의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야당이 그 분야를 충분히 논의해 준다면 원안을 굳이 고수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