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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 4월 재보선 및 당협위원장(구 지구당 위원장) 교체 등 굵직한 정치 현안 처리를 앞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몽준 최고위원이 비밀리에 단독회동을 가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당내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이 대통령과 정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2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회동은 정 최고위원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정두언 의원이 6일 청와대를 다녀간 뒤 중국에 머물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을 만나는 등 여러 일정이 함께 얽혀있어 더 주목된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6일 '해밀을 찾는 소망'이라는 정책연구소를 개설했으며 자신이 설립한 아산정책연구원을 한국의 대표 싱크탱크로 만들기 위한 육성책을 내놓는 등 큰 걸음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또 지난 8일에는 친이 진영 의원들 모임인 '함께 내일로'에 참석해 이명박 정부 성공을 위한 결의에 동참하는 등 당내 입지 구축을 위한 보폭도 넓히고 있다. 중진(6선)으로서 친박 진영과의 완충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 최고위원은 16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외국에 가있는 바람에 지난번 최고위원·중진 의원 초청 오찬에 참석하지 못해 겸사겸사해서 찾아뵌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대통령과 여당 중진 의원 사이에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자리"라며 정치적 의미를 축소했다. 이 자리에서 정 최고위원은 2월 임시국회 등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으며, 미국 방문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현지 지도급 인사들과 만난 결과도 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최고위원의 움직임과 함께 친이 진영의 결속도 빠르게 진행되는 형국이다. 친이재오계 의원들을 주축으로한 '함께 내일로'와 범 친이진영으로 꼽히는 '국민통합포럼'이 오는 23일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강연회'를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 '함께 내일로'측은 강연회에 MB직계로 불리는 안국포럼 출신 의원들을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정두언 의원이 주최한 정당개혁 토론회에는 이 대통령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 친이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권력 사유화 논란을 겪은 정 의원과 이 전 부의장 관계의 완전한 복원을 알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정 의원은 지난 연말에 이어 8일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만나 회포를 풀었다. 이 자리는 김백준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주선했으며 안국포럼 출신 의원들과 함께 신재민 문화관광체육부 제2차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두언 의원은 이춘식 조해진 의원 등과 '아레테'라는 연구모임을 정례적으로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