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지닌 가장 큰 취약점은 한 지붕 아래 두 가족 즉, 친박-친이가 으르렁거리며 당 헤게모니를 놓고 일촉즉발 사투를 벌이려는 모습을 지녔다는 점과 더불어 4년 이상이나 남은 대권경쟁을 박근혜 대세론으로 굳혀가 보려는 친박 계열의 강렬한 목표에 있다. 또 한편으로 한나라당이 지닌 취약점은 당에 어른은 없고 소속 국회의원들이 지도부 말을 잘 듣지도 않고 자기 개성을 강조하며 저마다 큰소리치는 권력의 아비규환 같은 아수라장 판이라는 것이다. 결국 당에는 권위있는 보스가 없다는 사실이다. 리더십은 별로 없고 일할 욕심은 있는 분들이 진을 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과거 자민련을 예로 들면 JP가 ‘가만히 있어!’ 한마디만 하면 당내가 조용해졌고 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과거 민주당의 DJ는 기침소리 한번만 해도 민주당 산천초목이 울었고(지금도 DJ 기침 하나면 붉은 촛불이 튀어나올 판이다) 신한국당 YS는 ‘와이카노?’하고 한마디 해도 오금이 떨려 틀린 것도 맞다고 해야 할 정도로 당의 권위가 섰었다. 그러나 지금 한나라당에는 보스감은 있는데 불행하게도 진정한 보스감에게는 당권을 내주지 않고 엉거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근혜 의원은 침묵 가운데 근엄한(?) 발언을 가끔 함으로써 당을 외곽에서 쥐락펴락하는 느낌이고, 상대적으로 외유내강형이고 유능한 의회주의자로 정평있는 6선 정몽준 최고위원은 기반 세력(?)이 없어서 당권을 쥐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전 의원은 낙선하는 바람에 박 의원과 운명의 대회전을 피하고 씁쓸한 외유길에 올랐다. 이 전 의원 귀국을 놓고 친박측은 괜한 신경을 곤두세우고 ‘와선 안된다'고 외치고 있으니 한나라당 집안은 한마디로 콩가루 집안이 다 됐다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재오’의 직업이 정치인이고, 또 정치인이면 누구나 현실정치에 참여할 권한이 있는 것이 민주사회인데도 불구하고 자연인 이재오가 와선 안된다고 이상한 거부 반응을 보이는 특정 정치인들의 뒷모습을 보는 국민 입맛은 씁쓸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이 전 의원을 면전에서 대한 적이 전혀 없다. 오해 없기를)

    특정 정치세력이 이 전 의원의 참정권을 빼앗을 권리가 있는가. 이 전 의원이 귀양 가거나 망명한 것도 아닌데 자기가 오고싶을 때 자기 나라에 오면 왜 안 된다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바로 이런 현상이 한나라당의 코믹한 현재 모습이다.

    바로 한나라당의 모순은 잘못된 공천제에 있다. 중앙당의 하향식 공천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 공천제도가 엄청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당직을 가진 당직자들이 TV에 나올 때 입고 나오는 의상이 유난히 얼룩덜룩하고 원색인 것을 무슨 브랜드 마냥 자주 착용하는데 외모를 가르는 의상조차 정돈된 복장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좀 점잖은 의상을 입고 당 역할에 걸맞게 TV에 나와서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동남아 어느 나라 같았으면 이번에 민주당처럼 줄톱, 망치, 전기톱을 국회 내에서 사용하며 의사당을 폭력으로 점유하가나, 민노당 강기갑 의원처럼 깽판폭력을 행사했다면 곧바로 쿠데타가 일어나서 이런 폭도 의원들을 즉각 구속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172석이나 되는 엄청난 숫자의 국회의원을 가진 한나라당이 줄톱 망치가 무서워(?), 혼비백산한 그 유약한 모습일랑 아예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나라당, 이젠 뭔가 달라져야 한다. 이러다가 김대중 노무현이가 제 2차 촛불 데모하라고 선동 교시의 진군나팔이라도 불어제끼는 날에는 허약한 172석의 덩치 큰 솜이불 같은 한나라당이 붉은 촛불데모를 막아낼 수 있을까 은근히 걱정이 된다. 더욱이 내부에서는 계파간에 눈을 부릅뜨고 있는 판에 말이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집권 여당이 소요를 일으키기 시작하는 친북 좌파를 이겨낼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잠이 오지 않는다.

    이제 결론을 내리자. 첫째 리더십 있고 유능하며 다선인 의회주의 신봉자를 대표로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둘째 피아를 구분하지 못하는 내부 갈등의 172석은 전투에 나가면 백전백패 한다. 따라서 ‘친이’는 집권당이 헤쳐가야 할 모든 십자가를 홀로 지고, 난관을 뚫고 헤쳐 나갈 비장한 각오로 당을 재건시키려는 비장한 각오를 해야 한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지금까지 제야의 보신각 앞에서 반정부 데모 하는 꼴을 단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었던가. 왜 그대로 가만 놔두나. 왜 법대로 못하나. 딱하다. 한나라당이여.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