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인터넷 소통 노력에 한 포털사이트의 네티즌들이 무차별 악플을 가한 데 대해 애국진영 네티즌들은 깊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노력은 높이 사지만 주소를 잘못 찾은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비판적 의견이 많은 곳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8일 당 국민소통위원장 자격으로 지난해 광우병 괴담의 진앙지로 꼽히는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우리는 왜 소통이 안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일상 생활에서 소통을 가로막는 요인을 고정관념과 흑백논리"라며 소통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제안했다.

    그러나 '아고리언(아고라를 주로 이용하는 네티즌)'들의 소통 의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정 의원의 글 내용과 상관없는 비난성 댓글이 이어지며 '알바 논쟁'을 벌였다. "자기 생각을 아고라에 전파하려고 발악을 하는구나" "반대부터 누르자" 등 '파블로프의 조건반사'가 일어났다. 다만 아고라를 '애용'하는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인사의 글에는 참여 의견이 많아야 수십여개에 불과했지만 정 의원의 글에는 무려 2900건을 넘는 의견이 몰려 관심만큼은 증명됐다.

    한 네티즌이 "국민소통의 시작은 어쩌면 고통의 시작일지 모른다"며 "감내하기 어려운 온갖 욕설로 도배되는 것을 견디기 정말 어렵겠지만 버릴 수 없는 대한민국 국민이니 묵묵히 정도를 걸어 가 주길 바란다"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그의 글에도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이 퍼부어졌다.

    앞선 6일 진성호 의원도 아고라에 "민주당 당명부터 바꾸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폭력이 난무했던 국회를 비판하면서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국민 이익을 위해 일하는 곳인 국회는 누구보다 더 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아고리언들로부터 뭇매를 맞아야했다.

    일부 네티즌은 정 의원을 "한나라당 '알바'의 대장격"이라며 '알바짱'이라고 표현, 촛불시위 이후 또다시 '알바, 좀비 논쟁'을 일으켰다. '알바'는 당시 불법시위를 반대하는 네티즌을 '돈을 받고 정부를 옹호하는 세력'으로 폄하한 것이다. 반대쪽에서는 시위대를 '밤이 되면 무리지어 나타나고 전염성이 강하며 이성적 판단기능을 상실, 사람 말을 이해하지 않고 한곳으로만 질주한다'며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좀비(zombie)'에 빗댔다.

    이같은 상황에 과격불법촛불시위반대시민연대(노노데모) 회원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왜 아고라에서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배경을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한편으로는 "인터넷 여론이 어떻게 조작되는지 직접 체험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 모임 회원 '허브향기'는 "아고라가 '좀비'들만의 서식처라는 것은 네티즌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라며 "좀비들에게서 의원 두분은 무었을 바랐을까"라며 자조섞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좌파 신문들은 연일 좀비의 소리가 모든 네티즌의 소리인 양, 국민의 소리인 양 왜곡해가며 써대고 있다"며 "이것을 소통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질문했다.

    아이디가 '안박사'인 회원은 "왜 아고라에 글을 올리고 사서 욕을 먹고 모욕을 당하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진짜 아고리언들의 말대로 거기가 민주주의 공간이라고 착각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그는 "그런 아고라 좀비들과 힘들게 싸우는 우리 카페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격려의 말 한마디라도 남긴 적이 있느냐"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아고라에서 욕도 퍼지게 얻어먹어 봐야 인터넷에서의 한나라당 위상을 잘 알게될 것" "오히려 저 두분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좋다" 등의 의견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