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사회의 휴전안을 거부한 이스라엘은 새해 첫날인 1일에도 가자지구에 폭탄을 떨어뜨려 하마스의 최고위급 지도자를 숨지게 하는 등 지상군 투입을 위한 막바지 공습 작전을 이어갔다.

    이스라엘은 개전 6일째인 이날 지상군 병력과 전차부대를 가자지구와의 접경선 가까이 이동시킨 가운데, 전투기와 해군 함정 등을 동원해 하마스 법무부와 시의회 건물, 이슬람 사원, 지하 무기제조 공장, 하마스 지도자들의 주거지 등 30여 곳을 추가 공습했다. 이 과정에서 하마스 내 서열 10위권에 드는 강경파 지도자인 니자르 라이얀이 이스라엘의 폭탄에 맞아 사망했다고 팔레스타인 응급구조대가 전했다.

    50대 나이의 라이얀은 과거에 하마스의 무장조직인 이제딘 알-카삼 여단 등을 이끌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자살폭탄공격을 주도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가자지구 북부 야발리야 난민촌에 있는 집에 은신해 있다가 부인 4명과 어린 자녀 2명 등 가족과 함께 변을 당했다. 2007년 6월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한 몇 달 뒤에 라이얀은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대한 통제권도 빼앗아 올 것이라고 선언해 시선을 끈 바 있다.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희생된 팔레스타인인은 10명에 달한다. 이로써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인 수는 402명으로 늘어났고, 부상자는 2천98명이라고 가자지구의 응급구조대 측은 AFP 통신에 전했다.

    이에 맞서 하마스도 이날 중거리 그라드 로켓을 포함, 10발 이상의 추진탄을 이스라엘 쪽으로 쏘아 올렸으나 별다른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이번 전쟁에서 사망한 이스라엘인은 군인 1명을 포함, 모두 4명이며, 부상자는 20여 명이다.

    이스라엘군은 대규모 지상군을 동시에 투입해 단기간에 하마스 세력을 무력화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세부작전을 일선 지휘관들에게 하달했다고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이스라엘 남부사령부는 세부작전 계획을 놓고 각 부대의 구체적인 이동로와 임무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하마스의 로켓탄 공격 사정권에 있는 이스라엘 남부의 사막도시 베르셰바를 방문, "우리는 장기전에 관심이 없고 넓은 전선에서 전쟁을 수행하길 바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번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도 이스라엘이 공세를 중단하고 가자지구의 봉쇄를 푼다는 조건이라면 유럽연합(EU)이 제안한 휴전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는 전날 TV에 출연, 이스라엘의 맹폭에도 자신이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승리는 팔레스타인인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또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공세를 중단하고 봉쇄를 푼다는 조건이라면 유럽연합(EU)의 휴전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전날 밤 회의를 열고 가자지구 전쟁의 중단을 강제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놓고 논의를 벌였으나 이사국 간의 견해 차이로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미국은 아랍권 국가들이 제출한 이 결의안 초안에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중단시키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