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KAL 858기 폭파사건 범인 김현희의 두번째 편지가 공개됐다. 김현희는 편지에서 "국가정보원과 방송3사 등은 내 호소문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아직도 침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는 지난달 30일 조갑제닷컴을 통해 KAL 858기 폭파사건의 장본인 김현희가 지난달 말에 보낸 두번째 편지를 공개했다. 김현희는 이 대표에게 지난달 25일 자신이 보낸 호소문을 월간조선에 게재해 준 것에 감사를 표하고 "국가조직과 대치하면서까지 호소문을 세상에 알려야만 하는 것이 나 자신을 서글프게 하고 또 힘들게 한다"며 심정을 밝혔다.

    김현희는 편지에서 "지난 참여정부에서 KAL기 사건 의혹제기와 관련한 출판, 방송, 소송, 시위, 세미나, 기자회견, 과거사위원회 조사 등등 일련의 사태들을 사건의 장본인으로 유심히 지켜보았지만 그 어느 것도 근본적 동기와 목적이 순수하지 못했다"며 "정직하지 않는 자들이 진실을 더 외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내게 진실을 말하라고 요구하면서도 자신들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보통사람과 다른 의식화된 진리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들에게 동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현희는 "안병욱 과거사위원장이 나를 직접 불러 조사하겠다고 말했다"며 "그는 내게 조사 협조를 요청한 뒤 응하지 않을 경우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그래도 응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작년 10월 그가 나에 대해 '실제로 얻어낼 게 없는데 무리하게 조사하는 것은 더이상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과 방송3사 등은 조만간 공식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그들이 어떤 결정을 하든 그 결정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김현희 편지를 공개하면서 "이동복 대표에게 보낸 김현희의 편지가 원문으로 공개되자 몇몇 언론은 필체가 김현희의 과거 것과 다르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원문 공개 후 며칠 뒤 김현희가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 '호소문을 공개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며 "김현희와 관련된 사안은 무엇이든지 트집을 잡아 그가 북한공작원이 아니라는 의심을 퍼뜨리려 하는 사람들에게 이 두번째 편지는 좀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희는 지난달 이 대표에게 편지를 쓰고 "좌파정권이 KAL 858기 폭파사건을 북한의 테러가 아닌 전두환 정권시절 안기부의 조작 사건이라고 말하라고 강요했으나 거부했다. 결국 신변의 위협을 느껴 집을 버리고 피신했다. 지금 친북·좌파 세력들에 의해 인민재판을 당하고 있다"며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