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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우파진영이 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경제적 득실을 떠나 북핵문제를 중심으로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대부분의 보수 인사들은 한미동맹이라는 큰 줄기에서 오바마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미국은 정당을 떠나 대북정책만큼은 한국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북한인권에 강경노선을 고집한 민주당 출신인 오바마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보다 효과적으로 대북 압박을 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한다.
전원책 "북한인권에 강경했던 민주당, 부시보다 오바마가 대북정책에 효과적"
유석춘 연세대 교수, 이상돈 중앙대 교수와 함께 보수 논객 3인방으로 불리는 전원책 변호사는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북한 인권에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며 "이런 점에서 오바마는 이명박 정부와 대북정책 공조를 효과적으로 이룰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변호사는 7일 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비록 오바마가 선거전에서 '적성국 독재자와 만날 수 있다'고 했지만 북한 인권이 개선 안된 상태에서 오바마가 김정일을 재빨리 만난다는 데에는 회의적"이라며 "오바마가 북한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화해한다기 보다 한미공조를 강화하고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유연한 압박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겉으론 유화책을 쓰면서 내부적으론 강경한 오바마가 부시보다 김정일에겐 더 껄끄러운 상대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부시는 정권 말에 북한 핵을 기정사실화하고 타협하는 정책을 펴 한국 내 보수의 질타를 받았다"며 "부시와 달리 오바마는 처음부터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만 부시처럼 선물공세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변호사는 "우리로선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미국은 거대한 보수"라며 "매케인이 됐으면 한미관계가 더욱 잘 되더라도 극동의 긴장은 높아졌을 가능성은 높다. 북미관계를 개선한다는 오바마가 당선돼 긴장은 낮아지면서 효과적 대북정책을 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전 변호사는 오바마 당선으로 북한의 '통미봉남' 정책이 탄력받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최초의 흑인 대통령 등 여러 이유에서 오바마는 의미있는 대통령이 될 것이지만 이런 점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한다. 한두개 실책으로도 오바마 정권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런 정책을 펼 것"이라며 "안정적인 한미·한일 공조 강화에 더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갑제 "6.25 미군 보낸 대통령은 민주당 트루먼"
"오바마를 좌파라 하면 누워 침뱉기"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4일 "6.25 때 미군을 보내는 결단을 내려 한국을 살려준 사람은 민주당의 트루먼 대통령이었고, 월남전 때 한국군까지 불러들여 같이 싸웠던 사람은 미국 민주당의 존슨 대통령이었다"면서 오바마를 한국 좌파와 동일시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오바마를 한국의 우파가 '좌파'라고 부른다면 '누워서 제 얼굴에 침 뱉는 꼴'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보수 우파와 오바마는 통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 일각에선 '이라크 주둔 철군'을 강조했던 오바마가 미국의 '핵 비확산 체제의 몰락'을 가져와 한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상돈 "'핵 비확산 체제' 몰락 불러와 한국엔 위협"
비판적 보수주의자로 유명한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6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오바마의 대선 공약인 '이라크 내 미군 철수'의 파장을 분석하며 "오바마의 집권은 핵 비확산 체제 몰락을 몰고 와, 한국이 북한·러시아·일본 등 핵무장 국가에 둘러싸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철군하면 이라크는 곧바로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등 계파간 내란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하며 "이 경우 인구가 가장 많고 석유도 많은 시아파는 이미 이란의 영향권 안에 들어 있기 때문에 최후의 승자는 이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에서 이란은 중동의 패자로 군림하며 핵 무장을 하게 된다면 이는 곧 비확산 체제의 몰락을 의미하고, 이 여파는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신고립주의에 빠지면 세계가 불행해질 것인데 오바마의 미국은 바로 그런 길을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란에 의해 비확산 체제가 무너지면 북한이 어떻게 나갈 것이고, 그러면 일본이 어떤 길을 갈 것인가는 너무 뻔하다. 미국이란 초강대국이 사라진 동북아에는 러시아 중국 그리고 일본이라는 열강이 우리를 포위하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북한이 핵을 갖고, 그 와중에 한국이 극심한 국론 분열에 시달린다면 마치 100년 전의 우리 모습과 너무나 같지 않느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