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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재배한 '노무현표 봉하오리쌀'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발송한 '오리쌀'이 28일 오후 도착했다"며 "5kg으로 적혀있는 박스 속에 1kg씩 소포장된 쌀 3봉이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낙향한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에게 선물을 보낸 것이 겉보기에는 '미담'으로 보여질 수 있겠지만 속사정은 딴판이다. 우체국 택배로 도착한 쌀의 겉포장에 '보내는 분'으로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권양숙'이라고 적혀 있지만, '받는 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 '이명박님'이라고 표기돼 있었다.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에게 선물을 보내는 방식으로 '택배'를 선택한 것도 문제지만 자신은 '대통령'으로, 현직 대통령은 그냥 '님'으로 표기해 의도적인 결례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측으로부터 사전에 아무런 연락도 없었으며 박스 안에도 별도의 카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오리쌀' 겉봉에는 노 전 대통령의 우스운 캐릭터가 그려져있다. 문제의 '선물'을 다른 참모진에도 발송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떤 의도를 갖고 보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보내준 것은 감사히 받겠지만…"이라며 갸우뚱했다. 한 관계자는 "지난 번에 한 의인이라는 사람이 한나라당에 선물을 보낸 적이 있지 않느냐"면서 과거 김대업씨가 한나라당에 사과하라며 '사과박스'를 발송한 데 빗대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진의를 잘 모르겠다"며 "좋은 뜻으로 보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이 예우받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지 않았나"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