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해야 하는 웹디자이너 김모(35)씨. 2~3개월 전부터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어깨가 뻐근하더니, 얼마 전부터는 오른쪽 어깨 부위에서 전해오는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잦은 야근으로 인한 단순한 어깨 통증 정도로 생각하고 방치해 뒀다가 생긴 일이었다. 병원을 찾은 그에게 내려진 진단 결과는 ‘오십견’.

    보통 50대에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오십견(견비통)의 정확한 의학용어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어깨주변 관절과 조직대사 및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견관절의 기능장애를 유발시키는 질환으로, 오랫동안 중년 어깨 관절 질환의 대명사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잦은 야근으로 과로 등에 시달리는 20~30대에도 나타나고 있어 이십견, 삼십견이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집안 일로 인해 과도하게 팔을 쓴 후 어깨가 굳어 오십견으로 고생하는 전업주부도 적지 않다.

    오십견은 갑자기 하루아침에 생기지는 않는다. 잘못된 자세나 동작을 오랫동안 지속하면서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환자의 상당수는 구체적인 원인을 모른 채 발생한다. 목 부위의 뻐근함이나 피로감으로 시작되는 오십견 증상은 심하면 팔을 올리거나 내릴 때에도 심한 통증을 느껴 세수 및 머리감기조차도 어려울 정도다. 밤엔 통증이 심해져 잠을 못이루거나 자다가 깨는 경우도 다반사. 특히 어깨주변만 스쳐도 신음소리가 나올 정도로 심한 통증이 한동안 지속된다. 통증은 개인에 따라 한달 내지는 수개월에서 일년까지도 간다.

    오십견을 심한 통증 질환으로 꼽는 이유는 이것이 병원을 찾아야 하는 큰 이유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김씨처럼 가벼운 통증쯤으로 여기고 방치했다가 몇 개월 후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고서야 병원을 찾아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대개 오십견은 1년 이내에 낫는다지만, 고질병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선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 적극 활용해 치료

    오십견 치료에는 주사요법, 물리치료요법, 운동요법 등이 병행된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등을 처방하고 뜨거운 찜질을 하는 치료법도 쓰인다. 아이스 팩이나 코르티코스테로이드(부신피질호르몬) 주사요법으로 통증과 부기를 줄일 수 있는데, 뜨거운 찜질과 번갈아 해도 상관은 없다. 통증이 심각한 수준이면 좁아진 관절낭을 펴주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한방약물요법과 더불어, 뼈와 관절 및 근육을 밀고당겨 관절 모양을 바로잡아 주는 추나요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추나요법 전문 한의원인 서울 길음동 바른몸한의원 양회천 원장은 “오십견은 오래되면 관절 자체가 변형되면서 어깨 모양이 틀어지거나 척추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어깨에만 치료의 초점을 맞추기보단 각자의 자세 분석을 통해 이상 척추나 관절의 모양을 바로잡아 주는 추나요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상부흉추(등뼈)나 견갑골(날개뼈)의 위치가 틀어지고 늑골 변형이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것을 바로잡아주고 어깨관절 움직임을 높여주는 다양한 연조직 치료들을 병행하면 오십견의 근본적인 치료는 물론, 전신 기능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오십견 외에도 척추가 옆으로 굳고 휘어지는 병인 ‘척추측만증’, 기혈부족과 면역능력의 약화∙심한 피로 과로 등으로 인대나 근육의 힘이 약해져 척추의 역학적 구조가 무너지는 ‘척추디스크’, 척추 관절이 어긋나 위 뼈가 아래 뼈 앞으로 밀려 나오는 ‘요추뼈 전방전위증 및 후방전위증’ 그리고 ‘턱관절’ 등 성인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질병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