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게시판 아고라에 '권태로운 창'이라는 ID로 활동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반대 시위를 이끌면서 시위대의 폭력을 옹호해 논쟁을 일으킨 나모(48·학원장)씨가 결국 검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1일 나씨에 대해 불법시위를 주최해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인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386운동권으로 알려진 나씨는 아고라의 대표적 논객으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는 별개로 아고라 회원들의 폭력시위를 이끌었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나씨는 '씽쌩이의 강물여행' '방귀버스와 우르릉 산성비' 등 동화를 쓴 작가로도 활동했고, 현재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논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나씨는 5월 이후 아고라에 400여 건의 글을 올려 쇠고기 관련 토론을 주도했고, 인터넷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시위 장소'와 '시위 방법'을 전파했다. 그는 시위가 점차 과격해지자 '나긋한 목소리로 구호나 외치며 놀이 하는건가. 전투적인 전위조직이 필요하다' '40대 386세대들이여, 일어나 싸우자. 시대가 뜨거운 피를 다시 요구하고 있다' 등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나씨는 또 '군인들은 뭐 하는가. 이명박 한 사람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우리는 국군을 믿고 있다' '소주병을 모으고 병에 담아야 하는 액체를 구입하는 주유소 근처로 이사 가고 솜과 면 등을 준비하자. 제작 방법은 주변 386 세대에게 물어보라'며 폭력시위를 선동하는 과격한 주장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5월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에서 아고라 회원 200여 명을 이끌고 차도 점거를 처음으로 주도한 이래 40여 차례에 걸쳐 불법집회를 주최했고, 지난달 17일에는 서울 중구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진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7월에는 한 방송사 심야토론프로그램에 방청객으로 참여한 나씨는 인터넷 규제를 주장하는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에게 "같은 나씨라는 게 부끄럽다"고 비난했다.

    경찰은 "나씨에게 여러 차례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을 신청했었다"며 "나씨가 진술을 거부하다 변호사 접견 이후 조사에 응하고 있다. 나씨가 불법시위에 참가한 채증 사진이 확보돼 있는 만큼 본인 여부를 확인한 후 집시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31일 시위를 인터넷으로 공지하고 참여한 사실만 시인할 뿐 다른 혐의는 모두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