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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등 베이징 올림픽 중계 방송사들이 특정 종목의 중계만 중복 편성 및 반복 방송으로 네티즌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한국-이탈리아의 축구 경기가 있던 지난 10일 저녁에는 김민정, 하정은 선수가 출전한 한국-중국 간의 배드민턴 여자복식 16강전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지만 MBC, KBS등 방송사들의 중계 초점은 온통 '축구'에만 있었을 뿐 배드민턴은 철저히 소외했다. 같은 시간에 KBS1은 '생로병사의 비밀'을, SBS는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었다.
김, 하 선수가 출전한 배드민턴 경기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국이 2:1로 아쉽게 패해 수많은 네티즌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음에도 정작 이 경기를 한국 방송사의 중계로 볼 수 없었다. 대신 네티즌들은 외국 사이트까지 뒤져가며 중계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선수'의 멋진 경기 장면을 우리 방송으로 볼 수 없는 현실에 네티즌들은 혀를 찰 수 밖에 없었다.
바로 뒤에 메인뉴스가 있는 MBC는 둘째 치더라도 KBS2는 축구 중계가 끝난 후 배드민턴 중계를 충분히 해 줄 여유가 있었음에도 3:0으로 패한 축구 경기를 리뷰했고 심지어 한국 경기가 아닌 카메룬-온두라스의 지난 경기까지 리뷰하는 등 배드민턴을 철저히 소외해 네티즌의 원성을 사고있다. 비단 이 경기 뿐만이 아니다. 박태환 선수의 수영 중계 때문에 동시간에 치러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경기가 철저히 소외됐고 심지어 체조는 단 한번도 생중계되지 못한채 기존 방송사 편성 프로그램에 묻혀버렸다.
네티즌들은 해당 방송사들의 중계 태도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yky2011'이라는 네티즌은 "정말 안타까운게 우리가 공산국가 입니까. 비인기 종목 설움 따위에 대해 방송사들은 감히 떠들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배드민턴 경기 정말 최고였는데 이런 경기는 정작 인터넷으로 겨우 찾아봐야 하고, 정말 짜증이네요"라며 좋은 성적을 낼 때만 비인기 종목 설움 운운하며 동정심을 불러 일으키는 방송사들의 태도를 신랄하게 꼬집었다. 'ssyblb'라는 네티즌은 "그니까 우리나라 TV문제야, 유명한것만 방송하는…그니까 방송이 짜증나는거야"라며 혀를 찼고 'lovearim'는 "중계 코빼기도 안해주고 뉴스 나갈때 혹은 재탕할때 화면 아랫쪽에 달랑 한줄 [여자복식 16전 패] 이렇게 나오겠지. 선수들의 노력을 달랑 한줄로 마무리 지으면 다인가 삼 방송사?"라며 방송사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밖에도 "우리 중계를 우리나라 방송으로 볼 수 없는게 말이 되는가. 이래서 사장이 짤린것", "축구와 박태환만 챙기는 방송 전면 개혁해야 한다. 이젠 박태환마저 싫어지려 한다" 등 각 댓글마다 방송사에 대한 비난의 글이 넘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