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소속 김문수씨가 경기도 지사가 되기 전에는 좌파 정권 종식을 위한 시위 집회에 적극적으로 얼굴을 내비침으로서 그가 걸어왔었던 도루코 노조위원장으로부터 전태일 기념사업회 회장, 그리고 민중당 창단위원 겸 노동위원장을 역임했던 골수 좌파성 운동권 경력을 희석시켰다. 또 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 출마 전에는 ‘북한인권회복’을 힘차게 부르짖음으로서 확실하게 우파의 ‘과일’을 따는데 성공하게 되었고 그래서 보수 애국세력이 김문수에 대해서 호감을 갖게 되었던 것은 결코 우연한 일만은 아니었다.

    이후 김문수씨는 지사의 월계관을 차지하였다. 그런데 2006년 7월 제32대 경기도지사에 취임한 이후 김문수 지사는 시위집회에 참가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북한 인권’에 대해서 언급하기는커녕, 북한에 대한 그 어떠한 비판도 전혀 하지 않음으로서 전형적인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김문수 지사를 관심 있게 본 일부 인사들의 견해인 것 같다.

    도지사가 되고 난 직후부터는 그 어떠한 북한 문제도 언급을 회피하는 김문수의 정치공학은 과연 무엇일까. 더욱이 경기도 북부가 3·8선의 삼분지 이를 점유하는 책임있는 도백으로서 무언가 할말도 많았을 터인데··· 지난 5월 ‘북한이 수락하면 활발한 남북협력 추진하겠다’는 사업성 발언 이외에는 김문수 지사는 북한에 일체의 비판적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내일을 위한 또 다른 거보를 내딛는 기획이 숨어있을까···.

    많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북한 인권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하고 있을 때 과감하게(?) ‘북한의 처절한 인권’을 농도 깊게 비판함으로서 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가 될 수 있는 토양의 이니셔티브를 쥐게 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김문수씨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떤 색깔의 어떤 지향을 하고 있는 정치인일까 몹시 궁금하다.

    일부 우파 매체들 사이에서는 ‘김문수 지사에 대해 코믹한 소리가 제법 요동치고 있다. 내용인즉 경기지사 되기 전에는 김문수씨 비서쪽에서 일부 우파 매체들을 상대로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더니, 지사 당선되고 난후 당선 인사 전화조차 한번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김문수 지사 자신이 경기지사가 되면 열악한 환경에 있는 우파 매체를 도와주고 싶다고까지 말해놓고 도와주기는커녕 당선된 후 전화한번 없었다는 말도 일부 우파 매체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곁들여지고 있다. 소위 우파 매체에 경기도 광고가 별로 보이지 않는데 반해 일부 좌파성 인터넷 매체에서는 ‘경기도 광고’가 버젓이 반짝거리고 있는 것이 은유적으로 투사되는 현상을 나타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부 좌파 매체에 게재된 광고 내용 문안에는 ‘경기도 2년 동안 투자유치, 100억 달러 초과 달성!’ ‘경기도 앞으로도 부탁해!’ ‘놀라운 사실이 가득한 경기도 내일이 더욱 기대 됩니다.’ ‘8만 여개의 일자리 창출’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엽니다’ ‘지역 가치 급상승’ ‘경기침체’ ‘수도권 규제’ 등 힘든 여건 속에 이루어져 더욱 놀라운 사실 등 ‘100억 달러 효과 기대’라는 많은 탁월한(?) 선전 내용이 현란하게 광고 배너를 통해 광고효과를 드높이고 있다. 이를 보는 시선은 과거 손학규씨가 경기지사 시절 이룩해 놓은 업적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문안 내용이 아닌가 하고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상당수가 있어 행여 김문수 지사가 대권프로젝트를 예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론을 가능케도 한다는 것이다.

    근자에 이르러 출세하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금언의 역사적(?)의미를 새삼 느낀다고 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선거 전략에 있어서 이념의 탈색은 확실하게 세탁해야 되는 것도 ‘변신의 정치학’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어 자못 흥미롭다.

    문제는 김문수씨가 경기지사 되기 전에는 ‘북한 인권’에 대한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대표적 인권운동가연(然)하더니, 경기지사가 되고 난후부터는 북한 인권에 관한 언급은커녕 북한문제에 대해 전혀 비판을 가하지 않고 있어 행여 김문수 지사의 북한 인권관이 퇴색 했거나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계산된 북한 인권관이 아니었는지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도 꽤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난다 긴다는 대한민국의 정치인도 북한인권에 대해서 확실하게 얘기하는 이가 몇몇 분밖에 없다는 것은 한국정치판의 비극이다. 북한의 인권을 말하지 않고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의 가슴은 한마디로 뻔뻔스러운 흉상(胸像)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은 다중의 선거구민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다소 ‘제스처와 쇼’가 필요함은 인정한다 치더라도, 중요한 정치적 목표와 정치적 가치를 표현함에 있어서는 적어도 ‘신념’에 지주된 자아의 상징적 모습을 견지해야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인의 덕목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봄직도 한 대목이 오늘의 제목이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자유언론인협회장·국민행동본부부본부장·인터넷타임즈 발행인 양영태(전 서울대 초빙교수·치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