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초등학생 납치미수사건에 미온적 대처로 물의를 빚은 경기 일산경찰서를 찾아 "일선 경찰이 너무 해이해져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31일 오후 일산경찰서에 도착,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이기태 서장으로부터 사건 개요를 설명받은 뒤 "이러면 어린 자녀를 가진 국민들이 어떻게 하나. 이제와서 분주하게 하는데 아무튼 범인을 빨리 잡아라"고 호통쳤다.

    이 대통령은 "일선 경찰이 새로운 각오를 하도록 하기 위해 이렇게 나왔다"며 "경찰이 '폭행사건'으로 처리했는데 어린아이에게 폭행을 목적으로 했겠느냐. 상식적으로 어린 여자아이에게 한 것을 폭행사건으로 다뤘다는 것은 간단히 끝내려는 일선 경찰의 (안일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야하는 국가가…"라며 잠시 말을 끊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너무 안타까워서…. 만약 잘못됐으면 어쩔 것이냐"며 경찰의 안이한 사건처리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 대통령의 질책에 이 서장은 "잘못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은 경제도 어렵고 힘든 가운데 이렇게 어린아이들에게 참혹한 일이 일어나서 심란하다. 일선 경찰은 아직도 생명의 귀중함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미수에 그쳤기 때문에 다행이지 더 일어날 수도 있었다"면서 "일선 경찰이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뛰어 나왔다. 물론 범인을 잡아야한다. 잡지 못하면 어디가서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단순 폭행사건 (처리가) 온당한 일이냐"고 개탄했다.

    경찰의 새로운 각오를 강력히 주문한 이 대통령은 "사건만 생기면 (국민이) 피해를 입고, (경찰은) 사후약방문으로 처리한다"면서 "새로운 생각을 갖고 철저히 범인을 잡고 일선 모든 경찰관이 좀 더 국민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것이 아니냐. 지역마다 유사한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이다. 사전 예방차원에서 관찰하는 것이 좋다"는 당부를 더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경찰이 매우 미온적으로 처리한 것을 보고 국민이 많이 분개했을 것"이라며 "국민이 안타깝고 가슴아파 하는 이 때 일선 경찰이 아직도 그런 자세를 취하는 것은 아직 많은 변화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