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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의 공천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화약고'인 영남 공천 뇌관을 건드린 한나라당 못지않게 민주당도 공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전략공천을 놓고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어 고민은 점차 깊어간다. 더구나 여론에 밀려 잠잠하던 공천 탈락자들까지 잇따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며 조직 기반이 허술한 민주당으로선 대응책을 찾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14일에는 전날 공천에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공천결과에 불복하는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었다. 이인제 의원이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근식 의원은 탈당을 선언했다. 이상민 의원도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전남 공천에서 탈락한 이상열, 신중식, 채일병, 김홍업씨 등 구 민주당 탈당파 의원들은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다. 이들은 가칭 민주평화연대라는 모임을 구성해 4월 총선에 공동 대응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 신중식 의원은 이날 탈당한 이근식 의원, 배기운, 유인학 전 의원도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공천 탈락자들의 탈당 도미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부와 공심위는 전략공천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박상천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은 치우치지 않는 공천, 균형있는 공천이 돼야한다"면서 공개적으로 공심위에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자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은 오후 열린 공심위 회의에서 "통합민주당은 하나다. 한쪽이 있고 저쪽이 있고 그런 게 아니다"고 맞섰다.
전략공천을 둘러싼 힘겨루기도 치열하다. 박 대표 측에선 전략공천지역 11곳을 합의했다고 했는데 공심위는 20곳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공천심사회의에서 "더 이상 얘기하면 해당행위로 규정하겠다"고 못박았다. 지도부는 전략공천 지역 일부에 공천 탈락자를 배치해 구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그건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