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화약고'로 불리는 영남권 공천심사를 앞둔 가운데, 친 박근혜 전 대표계가 공천심사 과정을 비난하며 공천심사위원회에 잇달아 은근히 압력을 가하는 모습이다. 12일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선 데 이어 13일에는 친박계의 원외 좌장격인 서청원 전 대표가 공천심사 과정을 맹비난했다.

    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공천은 공천이 아니다"며 "최소한의 원칙도, 기준도 없는 밀실야합과 정적제거 승자독식에 모든 것을 거는 반역사적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로지 박 전 대표를 도왔다는 이유로 젊고 유능한 정치인을 생매장시키고 나이 든 사람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당 기여도가 아무리 높아도 소위 실세 정치인이라는 사람들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으면 가차없이 난자당하고 있다"고 강변한 뒤 "한나라당이 개혁공천을 말하려면, 집권 공신인양 완장을 차고 행세하며 정권을 농단하려는 사람들부터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전 대표는 이어 "친박계를 물갈이 하려는 공천을 계속한다면 싸우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 세력이 파행과 퇴행을 얼마나 시정할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결국 나서야 한다면 주저없이 앞장서 싸우겠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서 전 대표는 어떻게 싸울지에 대해선 "이런 것(기자회견)이 싸우는 것 아니냐"고 구체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친박계에선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사람도 있고 다른 당으로 가겠다는 말들도 나온다. 어떤 사람들은 박 전 대표가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말한다"고 친박계가 총선대비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꾀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서 전 대표는 친박계의 움직임에 박 전 대표가 관여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박 전 대표에 의해 (친박계가) 움직이는 것은 아니고 나도 박 전 대표를 만나 상의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