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12일 잇따라 서울 출마를 발표했다. 손 대표는 허를 찔렀다. 정치 1번지로 불리며 상징성이 큰 종로를 택했고 출사표도 먼저 던졌다. 이 지역은 정 전 장관도 고려했던 곳이다.

    정 전 장관측도 벌써부터 서울 출마 의사를 밝히고 지역을 고르고 있던 상황이었다. 손 대표보다 먼저 발표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었다. 정 전 장관으로선 김이 빠질 만 하다. 그의 측근들은 내심 불쾌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가 종로 출마와 관련해 정 전 장관과 사전조율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전 장관의 서울 출마는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지역구인 관악을에 출마를 타진했다가 이 전 총리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래서 정 전 장관은 11일 자신의 출마 문제를 당에 전적으로 일임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혔고 첫 출마회견이란 상징성도 고려해 손 대표 보다 앞서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손 대표가 먼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 전 장관은 손 대표에게 모든 상징성을 빼앗긴 셈이다. 더구나 정 전 장관의 동작을 출마는 기존 출마 후보자들로 부터 거센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정 전 장관의 동작을 출마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기존 예비후보들은 서울 당산동 당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맹비난을 쏟았다.

    이런 상황에서 당 공천심사위원회의가 열렸는데 박재승 위원장은 손 대표와 정 전 장관의 동반 서울출격을 두고 온도차를 보였다. 박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열린 공심위 전체회의에서 손 대표의 종로 출마를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오늘 손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겠다는 선언을 했다는 소리를 듣고 환영한다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당 대표로서 중요한 시기에 종로에 출마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치켜세웠고 "역시 큰 틀에서 대표님답게 선택 하신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곧바로 정 전 장관을 언급했는데 손 대표 때와는 반응이 달랐다. 그는 "정동영 후보도 아마 아직 발표를 안하셨지만 (서울로 출마) 하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동작을에 나가신다고… 그 분 나름으로 서울에 출마해서 자신의 문제 뿐 아니라 통합민주당의 다른 후보들을 위해서도 열심히 노력할 마음으로 출마를 하시기로…"라며 짧게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