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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10일 자당의 볼모지인 부산을 찾았다. 이곳에서 최고지도부 회의를 열었다. 이 지역 예비후보자도 참석시켰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한 것이 아니라 모두 발언을 통해서다. 사전에 계획된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시당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인사말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적극 나서겠다"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내가 필요한 곳은 내가 스스로 찾아 나서겠다는 결의를 갖고 총선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곳이 텃밭인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해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번 총선은 1% 특권층과 99% 보통사람의 대결"이라고 규정지은 뒤 "이명박 정부 첫 내각 모습은 '강부자' 내각으로 표현이 되는 땅투기, 표절, 병역특혜, 일반 국민 정서를 이해 못하는 1% 특권층을 위한 정부를 만들고 있다"면서 "이번 총선에서는 이런 1% 특권층의 오만과 독선에 의한 독주와 횡포를 막고 감시 견제하는 총선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손 대표는 역시 볼모지라 할 수 있는 경남 창원갑에 출마한 조재환 후보가 선거의 어려움을 토로하자 곧바로 "당장 대답 드리겠다. 내일 창원으로 가겠다. 몇 시에 가겠다고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내일 분명히 가긴 간다"고 답변하는 등 영남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또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영남 지역 특별지원반을 구성해 지원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고 "이 지역에 유능한 인재를 출마시키고 영남 지역에서 신망이 높은 분들이 비례대표로 진출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겠다"고 약속했다.
4·9총선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손 대표는 당의 볼모지인 영남부터 찾아 자신의 지역구 출마 의사까지 밝혔다.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최근 한나라당은 영남권 공천발표를 앞두고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간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11일 영남권 공천결과를 발표하는데 이 결과에 따라 한나라당은 큰 공천 후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나오는 어지러운 형국이다. 이 때문에 손 대표의 이날 영남행과 지역출마 발표를 두고 '틈새 공략'이란 해석이 붙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