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공직자는 국민을 위한 머슴"이라며 "말은 머슴이라고 하지만 국민에게 머슴 역할을 했나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국무회의실에서 첫 부처별 업무보고로 기획재정부 간부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공직자 기강확립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전 7시 30분 회의를 주재하면서 "앞으로 공직사회 5년간 늘 거런 거 아닌가 (불만)하지만 그럴 필요없다"며 "주인인 국민보다 앞서 일어나는 게 머슴의 할 일이다. 머슴이 주인보다 늦게 일어나선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 경제환경 악화를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기업들은 잘못되면 부도나고, 직원에게 봉급을 못준다"면서 "서민이 어려워하고 일자리가 없고 재래시장 상인들이 장사가 안돼 한숨 쉬고 있을 때 우리 공직자는 어떤 심정으로 일하느냐"며 공직사회 기강을 다잡았다. 그는 "국민이 힘들어도 여러분에게는 봉급이 나간다. 1조원이 들어갈 사업에 2조, 3조원이 들어가도 책임질 사람이 없고 불안해 할 사람도 없다"면서 "이런 정신으로는 세계가 경쟁하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나"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표현이 심할지 모르지만 위기를 극복하는 데 공직자의 자세가 어떻게 해야하는가 말하고 있다"며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재정에 위기가 오고 경제성장은 떨어지고 일자리가 준들 여러분은 감원이나 봉급이 안나올 염려가 있나. 모두 신분이 보장돼있다는 것을 갖고 위기나 위가가 아닐 때나 같은 자세"라면서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고 새 정권에서는 국민이 아파하는 걸 더 아파하는 심정으로 해야한다"고 소리 높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공직자들이 능력이 있다는 데 희망을 갖는다"며 "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새로운 결심을 하고 사기를 높이고 모든 공직자들이 한번 해보자, 위기를 극복해보자고 하면 국민 신뢰를 받고 실질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된 공직자들은 70년대 1차 오일쇼크 외환위기, 70년대 말 80년대 초 2차 오일쇼크 등 어려운 위기가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면서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라위기를 극복하는 결과가 달라진다"고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기재부 업무보고에 앞서 "오늘 보고에도 외환 등 위험이 있다는 불안한 이야기를 할 것인데 그건 국민 귀에 안 들어온다. 국가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며 "기재부는 대한민국 경제를 아주 거시적으로 보면서도 또 마이크로(미시적)으로 보며 (정책을 펴야)할 책임이 있다. 정말 국민이 아파하는 것을 체감해야 살아있는 정책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강만수 장관 등 기재부 장·차관급 공무원과 한나라당에서 이한구 정책위의장, 김애실 제 3정조위원장이 참석했다. 이른 회의시간에 맞춰 샌드위치가 아침식사로 제공됐다. 류우익 대통령실장은 "이러다 부처 업무보고 끝날 때까지 맨날 샌드위치만 먹는 게 아니냐"고 농담했고, 이 대통령은 "나 때문에 (식사)못했다고 하지말고 체면차리지 말고 먹어라"면서 가볍게 받으며 기재부 간부들에게 샌드위치를 권했다. 회의에 앞서서도 장관의 출퇴근 시간을 묻는 등 참석자 사이에서 새 정부의 '얼리 버드(Early Bird)'가 화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