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고 이상의 형 확정자 전원을 공천 배제한다는 기준에 따라 통합민주당 지도부 중 김민석 최고위원과 신계륜 사무총장은 공천에 탈락하게 됐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는 두 사람 모두 참석했다.

    손학규 대표는 "그동안 공천기준과 관련, 우리는 한편으로는 공천혁명을 해나가지만 다른 한편으로 마음 속에 아픔도 많다"면서 "김 최고위원과 신 총장은 그런 아픔을 딛고 의연한 모습으로 이 자리에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손 대표의 말과 달리 김 최고위원은 곧바로 당 공심위와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쏟아내 손 대표를 당혹스럽게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공천을 주도하고 있는 박재승 위원장에게 공개토론까지 요구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원칙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자 한다"면서 "박 위원장이 제시한 원칙이 옳은지 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모토로 정치인의 생사권을 쥔 공심위원들이 해당 정치인을 심판할 철학과 근거가 있는지 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개토론 필요성의 근거도 제시했는데 그는 "우리 사회의 사법적 판단은 다 옳다고 봐야 하는지, 이미 내려진 사법적 판결문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정치인을 판단하는 것이 옳은지, 다양한 사정이 있는데도 고려하지 않고 사법적 단죄를 받았다고 해 심사를 원천 배제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올바른 것인지, 대의실현 과정에서 희생이 있을 수 있다는 공심위원장의 철학은 과연 옳은 것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문제 제기를 "개인 문제를 떠나 사회발전과 정치발전을 위해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변한 뒤 "내가 마음을 비웠다 해도 사회 발전을 위해 소수파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면서 "민주주의는 해당자의 납득과 승복이 전제조건인 만큼 토론 결과 소수파를 설득한다면 정치발전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에도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대선 패배 이후 국민 관심과 신뢰를 끌어들이기 위해 공심위를 외부에서 차용한 것이 민주개혁 세력의 자체 지도력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심위가 옳은지, 교정해야 하는지 당이 명료하게 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당사자는 거취를 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조금 전 손 대표가 신 총장과 나에 대해 말했지만 총선을 책임져야 할 사무총장이 당의 국회의원 후보 심사를 받을 자격도 없는 사람으로 판단된다면 당은 그를 해임하든지 아니면 부당하다고 선언해 업무를 지속하게 해줘야 한다"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김 최고위원의 이런 반발과 달리 신 총장은 "마음은 무척 아프고 슬프지만 이것은 개인의 심정이고 지금은 당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공천 결과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 총장은 "억울한 측면과 개인적 아픔에도 당이 전진할 길이 있기 때문에 그 길을 위해 내 능력과 소신을 바쳐 노력하는 게 현재 당면한 일"이라며 심경을 털어놓은 뒤 "(지지자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개인 문제는 할 말이 없다. 겸손하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