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민주당이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을 앞세워 '개혁공천' '공천혁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부각되는 데 대해 한나라당은 내심 서운함을 넘어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한나라당이 먼저 인명진 위원장을 필두로 '금고형 이상 공천 불가'를 천명하며 '개혁 공천'을 시도했지만 '공천 잡음'만 부각되고 있는 것에 억울하다는 표정.

    강재섭 대표는 6일최고위원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상기된 표정이었다. "민주당은 국민이 싫어하니까 부패 인사를 청소한다는데 이는 우리가 평상시 하던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걸 가지고 소리치고 있다"며 "한나라당도 아예 신청 못한 사람이 많다. 나중에 공천 다 끝나고 종합판단해 봐라. 우리가 어떻게 할지 어떤 사람을 공천할지 비교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표는 회의가 시작되자 작심한 듯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벤치마킹'했다고 규정했다. 강 대표는 "외부 인사를 공천 위원장으로 영입해 진통 끝에 금고형 이상 공천을 못하게 한다는데, 민주당은 한나라당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개혁을 위해 평소에 몸부림쳐 이런 규정을 갖고 있다. 당 대표, 사무총장하다 정치자금을 만져 야당 탄압으로 금고형을 받은 그런 분들이 있다. 우리는 이런 분들을 창구에서부터 다 막았다.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집권당일 때 부정부패자를 정치권력으로 사면복권한 뒤 장관시키고 보궐선거 내보내고 그랬다. 지금 민주당 창구에는 그런 부정부패자들이 꽉찼다"고 꼬집었다.

    강 대표는 민주당이 외부 인사인 박 위원장을 영입해 개혁 공천을 홍보하는 데에도 "우리는 윤리위원회에 외부 목사을 영입해서 윤리 문제에 신경쓰고 있다. 어제도 공천자 일부는 윤리 문제 때문에 재심의 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일정 수준의 도덕성 확보당"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한나라당이 '개혁공천'을 먼저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천잡음'만 부각되는 데 대해선 한나라당이 집권당이 되면서 공천 신청이 쇄도해 경쟁이 치열해졌고 또 어느 당보다 먼저 공천심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라며 이해해 달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국정파탄 세력이 이합집산하면서 공천하는 것하고 집권 세력이 쌓여진 인재풀에서 하는 것하고 차원이 다르다"며 "결국 주말이나 되면 공천결과가 밝혀지겠지만 한나라당이 얼마나 개혁 공천을 했는지 결과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금고형 이상자를 공천 배제한다고 마치 개혁하는 것처럼 떠들지만 민주당은 최고위원회까지 나서 선별구제해야한다는 등 개혁공천에 저항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지도부부터 국민 눈높이를 무시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을 따라 비리 전과자를 옹호해선 안된다"고 민주당의 개혁공천을 과대평가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을 통해 "금고형 이상자가 민주당에 11명이나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한나라당은 그런 사람들은 감히 공천 신청은 커녕 당복귀 엄두도 못냈다. 야당인 통합민주당의 도덕적 수준을 알 수 있다.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논란을 일으키지 말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