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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복심'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세상에 거저먹기는 없는 것 같다"며 대선 승리에 취해있는 한나라당의 긴장을 주문했다. 또 부동산 문제,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비판 여론에 직면해있는 새 정부의 내각 인선에도 쓴소리를 했다.
정 의원은 이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은 2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뒤늦게 대선을 마무리하며'라는 글에서 "나는 당초부터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하듯 한나라당이 대선 승리 여세를 몰아 총선에서 압승한다고 믿지 않았다"면서 "우리 모두가 알듯이 민심은 격변하는 것이며 국민은 권력이 오만하다 느껴지면 바로 등을 돌려버린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직접 겪은 경험을 소개하며 정 의원은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안이한 분위기를 질타했다. 그는 "4년 전 바로 이맘 때 내 지지율은 14%였고 상대당 후보는 54%였다. 그런데 내가 이겼다. 그때만해도 전국에서 한나라당이 5명도 못이긴다고 했지만 108명이 당선됐다"고 상기시킨 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정부 인선이나 한나라당 공천은 총선에서 압승한다는 전제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을 "참으로 아슬아슬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총선에서 과반수를 얻어야 진정한 대선 승리"라고 못박았다. 그는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이기던 날 전혀 기쁘지 않았다"면서 "그 이유는 이미 당내 경선이 끝나던 날 대선이 끝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곧 이어 다가올 총선에서 과반수를 얻어야 진정한 대선승리가 될텐데라는 걱정 때문이었다. 또 대선의 뒤처리와 후유증 등으로 고통당할 것이 눈에 뻔히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선거부터 이 대통령을 지근에서 보필해온 정 의원은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말들을 한다"면서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도대체 누가 대통령을 만든다는 말이냐"고 반문하면서 "대통령은 하늘이 만든다는 말이 차라리 맞다. 나 자신도 내가 대통령을 만든 게 아니라 대통령이 될 사람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당선을 폄훼하면서 총선에서 '이명박 바람'에 편승해보려는 일부 세력에 대한 비판으로 비쳐졌다.
정 의원은 "대선은 작년 12월 19일에 끝이 났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대선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대선의 뒤처리가 끝이 없기 때문"이라며 "뒤처리에는 별의 별 일들이 많지만, 그 중 제일 크고 힘든 일이 '고생한 사람'들에 대한 처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마디로 말하면 고통 그 자체인 이 일은 아마도 영원히 끝이 나지 않을 것"이라며 "오죽하면 낙선한 측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까"라고 새 정부 '실세'로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