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한승수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 처리를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인재풀이 이 정도냐"고 따졌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손 대표는 "오늘 국무총리 인준 표결이 있고 내각명단이 제출돼 있는데 이 정부가 진정 보수주의의 요체가 되는 도덕성에 생각이 있는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갓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 손 대표는 "정말 잘 되길 바란다"고 했지만 인사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순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여론이다. 손 대표는 "(이명박 정부를) 어떻게든 돕고자 한다"면서 "그래서 모두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드러난 한 총리 내정자의 문제점을 재 열거했다. "아무리 능력이 우수해도 어떻게 한 정권도 빠지지 않고 역할을 할 수 있느냐"고 따졌고 "병역특례자 신분으로 외국 여행을 하고 골프를 치고 '골프가 좋아서 쳤는데 어떻느냐'는 생각으로 어떻게 젊은 병사들을 통솔할 수 있느냐" "군 장교생활 중 학부 졸업하고 대학원 입학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 "외국대학 학제를 국민이 모른다고 해서 조교를 교수로 둔갑시키는 국민무시 도덕관으로 어떻게 우리 국정의 모든 분야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나간 정권에서 장상 장대환씨 이 분들은 이에 비하면 아주 미약한 이유로 인준을 거부당했다"면서 "이런 기준이라면 몇번이라도 거부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민에 빠져있다"는 손 대표의 말처럼 민주당은 한 총리 내정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문제가 크다는 판단을 하면서도 여론이 뒷받침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한 총리 내정자 임명동의안에 뚜렷한 당론 결정을 유보하고 의원들에게 맡겼다. 그는 "이런 어려운 문제를 의원 한분한분이 양심과 자존심에 따라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 기대한다"면서 사실상 자유투표 방침을 밝혔다.

    박상천 대표 역시 "권고적 당론을 채택하거나 획일적인 당론 보다는 의원 개개인이 헌법상 독립기관이기에 각자의 소신에 따라 인준투표를 할 수 있는 크로스보팅(자유투표)을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