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이 거행된 25일, 행사가 끝난 뒤 마치 대한민국 제 17대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듯 내린 눈이 화제다. 뒤늦게 내린 눈을 발견한 이 대통령도 취임식 이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경축연회에서 "청와대에서 외국서 오신 국가 원수들과 정상회담을 하고 나오다가 보니 청와대 잔디에 눈이 쌓여있어 깜짝 놀랐다. 그것을 보면서 뭔가 일이 잘 될 것 같은 기분을 가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마친 후 "때마침 취임을 축하하는 서설이 내렸다"며 이를 상서로운 조짐으로 여겼다. 이 대변인은 또 이 대통령이 당선 이후 서울 가회동 자택에 남겨졌던 난이 이날 아침 꽃을 피웠다고 소개했다. 이 난은 부산에 있는 한 여성 지지자가 보내준 것으로 이 대통령이 당선 후 안가로 거처를 옮기면서 잠시 잊혀졌었지만 취임식날 꽃을 맺었다고 한다.

    오랜 기간 이 대통령을 지근에서 보좌한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이나 대선과정에서도 날씨탓에 애를 먹은 적이 없다. 이 대통령이 일정을 잡으면 마치 도와주기라도 하듯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늘 내린 눈도 이명박 정부가 국민이 바라는 국민화합과 경제살리기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는 좋은 징조가 아니겠느냐"고 받아들이면서 "그것도 취임식이 다 끝난 후 내려 참석자들에게 불편도 주지않아 더욱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도 하늘의 변화와 인연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두번의 햇무리. 지난해 5월 3일 당 경선을 앞두고 있던 이 대통령은 경주 석탈해왕릉 인근 표암재에서 열린 경주 이씨 종친회 행사에 참석했다. '초헌관' 자격으로 자리한 이 대통령이 제례가 끝난 후 문중 앞에 서서 인사말을 할 즈음 이상하게도 주위가 어수선해졌다. 문득 하늘을 바라보던 이 대통령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가보니 바로 햇무리. 함께 참석했던 한나라당 이재오 이방호 이병석 의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 참석자들과 덕담을 건넸다. 이방호 의원은 "자주 볼 수 없는 상서로운 징조"라고 웃었다.

    앞서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05년 9월 15일 이 대통령과 동갑내기 친구로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던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의 영결식에서도 햇무리가 나타났다. 이 대통령의 조사 낭독이 끝날 무렵 하늘에 나타난 햇무리에 참석자들은 "친구가 조사를 읽으니 법장스님이 인사하러 다시 왔나보다"며 감격했었다.

    2006년 10월말. 강원지역 민생탐방 도중 인제군 만해마을에서 하룻밤을 묵으려고 여장을 푼 이 대통령은 뜻하지 않게 별똥별을 마주쳤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잘 알려진 이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갖은 루머와 구설수 때문에 불심잡기에 어려움을 겪던 터였다. 이 대통령은 그날 밤 자신의 블로그에 "어? 창밖으로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봤습니다!! 소원을 빌었습니다. 무슨 소원이냐고요? 비밀입니다. ^^"라고 글을 올리며 직접 소개했었다.

    지난 해 5월 12일 광주 무등산 산행을 앞두고 '거짓말 같이' 비가 그친 일화도 유명하다. 행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정도로 오전에는 비가 내렸지만 산행을 시작하기 직전 멈춘 것. 당시 이 대통령 캠프 관계자들은 "하늘이 도와준다"며 과거 비슷한 일화를 주고 받았고, 참석자들도 "딱 산행하기 좋은 날씨가 됐다"며 한마디씩 건넸다. 이 지역 당직자들이 오전 내내 내린 비때문에 산행을 취소하고 다른 일정으로 변경을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측이 강행하자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