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새만금특별법이 한나라당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번 국회에 통과되지 않으면 전북도민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2007년 9월 17일 전북 부안 새만금사업 현장에서 개최한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대통합민주신당소속 김완주 전북지사)

    "두번 뵙는 영광을…. 새만금특별법도 해주고, 인수위 새만금 TF팀도 해주시고 역대 대통령 중에 제일 전라북도에 애정과 관심을 많이 보여주셔서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다"(2008년 1월 22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의 면담에서 김완주 전북지사)

    약 4개월만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만난 김완주 전북지사는 과거 이 당선자의 충고를 따라서 '정치논리'에서 벗어난 것일까. 22일 서울 통의동 당선자 집무실에서 이 당선자와 면담한 김 지사는 새만금 사업과 관련한 이 당선자의 관심에 감사를 표하면서 차기 정부에서 대통령이 직접 관할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9월 지역을 직접 찾아 민생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로 전북 새만금사업 현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황보고를 하던 중 뜬금없이 의도성있는 정치적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새만금특별법이 한나라당 반대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회 통과가 되지 않으면 전북도민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합민주신당소속으로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김 지사가 대선을 의식한 발언을 한 것으로 비쳐졌다.

    김 지사의 발언은 즉시 한나라당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강재섭 대표는 "지난 3월 김 지사를 만나 한나라당이 새만금법 제정에 협조하겠다고 했더니 언론에는 한나라당이 반대했다고 얘기해 난리가 났었다"고 꼬집었고, 김형오 의원은 "새만금법 발의에 한나라당 소속의원 54명이 서명했으며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도 한나라당"이라고 반박했다.

    이 당선자는 김 지사의 주장에 "정치논리에서 벗어나라. 이게 잘되면 이명박은 어떻게 되고, 전북 출신 후보는 어떻게 되고 하는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점잖게 지적했다. 또 "나도 서울시장을 지냈지만 시·도지사가 정치 논리에 몰입하면 일이 잘 되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당시 정동영씨측 대변인이었던 신당 김현미 의원은 덩달아 "어떤 독재자도 공개석상에서 민선도지사의 입을 틀어막지 않았다"는 주장을 늘어놓으며 김 지사를 감싸고 나섰다.

    대선 이후 처음으로 이 당선자를 찾은 김 지사는 앞서 서울시청에서 열린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 함께 참석했던 점을 들며 "두번 뵙는 영광을…"이라고 인사했고, 이 당선자는 "좋은 사진 찍어서 전북에 많이 알려야지"라고 말했다. 5분 가량 밖에 안걸린 짧은 면담이었지만 김 지사는 군더더기없이 곧바로 지역현안에 대한 의견을 이 당선자에게 전했으며, 분위기는 좋았다고 한다.

    새만금사업과 관련해 김 지사는 "현재는 농림부가 사업을 주관하고 토지용도 변경은 관계 부처가 하는데 그것보다 청와대 담당 부처에서 해주길 바란다"며 요청했고, 이 당선자는 "어디서 하든 간에 산업단지로 바뀌면 농업단지보다 더 커지니 농수산부에서 하긴 힘들 것 같다"고 화답했다. 새만금 용도변경은 이 당선자가 후보 시절부터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강조해온 사항이다. 김 지사는 또 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에 새만금TF팀을 둔 데도 감사를 표했다. 

    김 지사가 "작년부터 새만금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있는데, 해양카지노에 투자하려는 해외업체들이 있다"고 하자 이 당선자는 "그러면 중국사람 일본사람도 오고 좋다"며 반겼다. 이 당선자는 또 "그쪽(해외업체)에서 이 당선자의 취임식에 참석하게 해달라고 한다"는 김 지사의 말에 "투자한다고 확정돼야지. 투자만 하라고 해라"며 농담까지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