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문제 오답 논란과 관련, 교육부는 뒷짐만 진 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사퇴만으로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강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24일 수능 출제 오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오류 논란을 빚은 2008년 수능 물리Ⅱ11번 문항의 복수 정답을 인정했다. 국가 단위 시험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교육과정평가원 뿐만 아니라 대학 입시를 총괄하는 교육인적자원부도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오답 논란이 있은 직후 "평가원 의견을 존중하겠다"며 평가원의 판단을 기다렸지만 수능 채점을 다시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정 평가원장에 이어 김신일 교육부총리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이러한 교육부의 무사안일한 대처는 지난 2004학년도 수능때도 있었다. 당시 문제가 된 것은 언어영역 17번 문항. 교육과정평가원은 '3번'만이 정답이라고 발표했지만, '5번'도 함께 정답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논란이 거듭 되자 결국 평가원은 복수 정답을 인정했다.

    그러나 현재와 상황이 다른 건 당시에는 성적표를 배부하기 전이었지만 이번에는 정시 전형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상황이 훨씬 복잡하다. 평가원이 수능문제와 정답 이의신청 기간에 좀 더 신중했더라면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사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오답 논란이 제기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주무 부처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홈페이지 '대화의 창' 게시판에 서성택 씨는 교육당국의 수습책을 지적하면서 "허둥지둥 언발에 오줌 누기식으로 만들어낸 대책이 참으로 한심하다. 정부가 불이익을 본 학생에게도 동등하게 처리해야 겠지만 원서날짜까지 특혜를 준다는 건 정말 한심한 처사고 정도를 넘었다"며 "어찌 다른 수험생의 입장을 생각지도 못했단 말이냐. (장관)사퇴 안하셔도 좋으니 올바른 대책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이두원 씨도 "이럴거면 진작 시인하고 대책을 세웠어야지 정시모집 하루 남기고 뭐하는 것이냐"면서 "어떻게 대책을 세우고 하는건지 진짜 무능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교육부다. 없어져도 당신들은 할말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에게 피해 안 가게 잘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피해가 나온다면 당신들은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진짜 욕밖에 안나온다"고 했다.

    또한 함영태 씨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면서 김신일 교육부총리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 수능등급제심판대-소송제기까지 나오는 최악의 입시제도 ▲ 물리Ⅱ 복수정답인정-끝까지 아니라고 발뺌하더니 결국 여론과 물리학회에 떠밀려 정답인정 ▲ 등급제실시로 인한 공교육 황폐화-논술, 적성등 사교육은 더욱 상승을 주장하면서 "교육부 장관은 등급제 잘못을 인정하고 당장 사퇴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