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12번 찍는 것은 1번 찍는 것과 같다"며 이회창씨로 인한 보수진영 분열을 차단했다. 이 후보는 13일 부산을 방문해 서면에서 유세를 갖고 이같이 말한 뒤 "그 정도는 아셔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회창씨 기호는 12번,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기호 1번인 점을 지적하며 정권교체를 위한 보수단일화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부산시민들이 한나라당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밀어줬으면 정권을 빼앗기지 않았다"면서 "여기저기 조금씩 나눠줬다. 우리나라 두번째 가는 도시가 그래서는 안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곧이어 "말하기 뭐하지만, 새치기한 사람 절대 인정하면 안된다"며 이회창씨를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압도적 지지를 통한 '힘있는 대통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후보가 보수층이 두터운 부산민심의 분열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그는 또 "역사를 바꾸고 순리에 따르고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그렇다. 부산은 민주주의를 지킨 도시"라며 "민주주의와 원칙을 깬 사람을 지지하면 부산정신에 안 맞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후보는 "여러분에게 한가지 부탁한다"면서 "이 다음 대통령은 앞선 10년 정권이 저질러 놓은 것을 바로 잡으려면 힘이 든다. 바로 잡고 앞으로 앞으로 나가려면 절대적 지지를 보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기탈취사건과 충남 태안 기름유출사고에서 미진했던 초기 대응으로 사태를 악화시킨 점을 지적한 뒤, 이 후보는 "나라가 온통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다"며 "곧 물러갈 정권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지키지 않고 북한과 뭔가 사인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다음에 (남북간 협의 내용을) 하나하나 검토를 다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상에 온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대통령이 힘든 자영업자, 중소기업인, 일자리 못구하고 있는 젊은이, 퇴직한 50∼60대 등 이 분들을 걱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을 걱정하고 있다"고 노무현 정권을 공격했다.

    "부산에 희망이 떴습니다"라는 사회자의 소개멘트로 연단에 오른 이 후보는 자신있는 표정으로 지지를 당부했다. 이 후보는 유세 말미에 "12월 19일 다 됐다고 투표안하면 큰일난다. 악착같이 가야 한다"며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물론 나 안찍으려면 안와도 되지만, 찍을 사람은 다 나와야 한다"며 농담을 던졌다.

    서면유세에는 김무성 정형근 권철현 안경률 이성권 김희정 김형오 김정훈 엄호성 박형준 이재웅 유기준 허태열 서병수 정의화 박승환 의원 등 이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총출동, 힘을 보탰다.

    이어 롯데호텔에서 열린 '희망 2008 부산불교지도자대회'에 참석한 이 후보는 "불교야말로 포용력있고 자비스러운 종교"라면서 "한번 있었던 일을 계속 그러면 종교적보다 정치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한다"며 구설수에 올랐던 영상축사, '봉헌 발언' 등을 해명했다. 그는 "서울시장 하면서 기독교와 별 일할 게 없더라. 다른 종교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일할 게 많았다"며 "한국 불교 발전에 불교 신자가 아닌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부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