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20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회창씨 등장 이후 3위로 밀려난 정 후보를 ‘주저앉히려고 작정한 듯’ 대변인에 이어 부대변인까지 총출동해서 “난청(難聽) 동영, 딴청 동영”이라는 비아냥 섞인 ‘별명’에 ‘난봉꾼’이라는 격한 비유까지 써가며 정 후보를 맹비난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를 ‘편들며’ 정 후보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한나라당이 낸 정 후보와 관련 논평만 8개에 달한다. 정 후보에 대한 집중포화는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에 쏠려 있는 관심을 돌려보려는 의도로도 분석된다.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 후보의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를 “이명박 후보에 비해 거의 봐주기식 토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 후보는 토론 내내 동문서답, 횡설수설, 동어반복과 내용 없는 정치적 수사로 일관했다”며 “무지가 적나라하게 폭로된 토론회”라고 혹평했다. 그는 “콘텐츠가 부실한 사람이 매달리는 선거 전략이 바로 네거티브요, 허위 폭로며, 막말과 공허한 정치적 수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토론회였다”고도 했다.

    그는 “2002년 김대업 공작을 사례로 들며, BBK 공세가 정치공작으로 드러나면 책임지겠느냐는 질문에는 ‘입증 책임은 이명박 후보에게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폈다”며 “정동영의 정치도덕률은 결국 ‘아니면 말고식 도덕률’이었던 셈이고, 이것이 한방론의 뿌리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의 말을 잘 듣는다고 했지만 정작 민심의 소리는 제대로 듣지 못하는 ‘난청 동영 딴청 동영’이었다”며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일하는 방법도 모르고 제대로 일도 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이 잘못된 길을 갈 때 쓴 소리 한번 제대로 못한 사람이 이제 와서 자신은 책임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무책임한 사람에게 또다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광윤 부대변인은 “참여정부의 황태자가 아니라 일은 죽게 하고 욕과 매는 많이 맞았다”는 정 후보의 토론회 발언을 거론한 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정 후보는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국정을 주도했고,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위치에 있었다”며 “일은 죽게 하고 욕과 매는 많이 맞았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것은 배신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실로 ‘배신자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노무현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만한 시점”이라며 “한마디로 배신자의 전형”이라고도 했다.

    이정선 부대변인은 정 후보가 통합신당-민주당 합당에 실패한 것과 관련, “정 후보의 애간장이 타고 있다. 지지율 만회를 위해 온갖 술수를 다 써도 백약이 무효”라며 “민주당에 구애해 놓고 결혼식 치르려니 손익 계산이 맞지 않는다. 창조한국당에도 청혼했지만 1년에 4번이나 이혼했다 별거했다 동거하다가 이번에는 두 군데 동시에 청혼하는 난봉꾼을 거절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제 메이저리그에 정동영은 없다. 3위로 밀리면서 마이너리그에서조차 힘에 겨워, 금융 사기꾼의 입만 쳐다보며 이 당 저 당 집적거리고 있다”며 “무능한 정동영 선수의 좌충우돌이 애처로울 뿐”이라고 비꼬았다.

    강성만 부대변인은 ‘범여권 분열’을 노린 듯 정 후보 사퇴를 주장한 문 후보를 향해 “백번천번 맞는 말이다. 핵심을 지적했다”며 “정 후보는 대통령 후보를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는 “국가경영에 실패한 세력, 노 대통령의 후계자인 정 후보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염치없는 짓임을 문 후보는 지적했다”며 “원칙도 명분도 없는 야합과 단일화 거래에만 열 올릴 게 아니라 문 후보의 모처럼 바른 말을 깊이 검토해라”고 비꼬았다. 

    양철홍 부대변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정 후보에 대해 “시기와 장소에 따라 시시각각 입장을 바꾸는 것은 보수적이고 실용적인 표를 얻겠다는 기회주의적 발상이 아니고 또 무엇이냐”며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