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움직인 뒤 이회창 정동영 두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했다. 특히 무소속 이 후보는 지난 주 보다 5.1%P나 급락했다.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정 후보도 0.4%P 떨어지며 간신히 두 자릿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15일 발표된 조인스닷컴(중앙일보 인터넷판)의 정기여론조사에서 이씨는 14.6%, 정 후보는 10.9%의 지지율을 얻었다. 박 전 대표로 부터 "정도가 아니다"는 비판을 받은 이씨의 타격이 제일 크다. 반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3.2%P 올라 44.4%를 기록했다.

    이회창씨는 서울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이씨 출마에 긍정적인 입장이 많았고 가장 높은 지지를 보냈던 대전·충청지역에서 26.2%P나 하락했다는 데 이씨의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의 무리한 합당추진으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정 후보의 고민도 크다. 그의 지지율이 10%를 간신히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던 고건 전 국무총리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고 전 총리를 범여권주자로 조사대상에 포함시키자 경쟁력은 정 후보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이회창 권영길 후보와의 4자 가상 대결에서 3위로 밀렸던 정 후보와 달리 고 전 총리는 이회창씨를 누르고 22.7%의 지지율로 단숨에 2위로 올라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후보와 격차도 16.2%P로 25%P 가량 차이나던 정 후보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였다.

    범여권 단일후보로 정 후보가 나서고 이명박 이회창 권영길 4자구도로 이번 대선이 치러진다면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가장 유력하다. 이 후보는 가상대결에서 42.9%로 타 후보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회창씨가 19.5%로 2위를 차지했으나 정 후보도 17.8%의 지지율을 얻어 2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동당 권 후보는 3.3%에 그쳤다.

    한편, 이명박 후보가 두 자녀를 자신 소유의 빌딩 관리업체에 '유령직원'으로 위장취업 시킨 사건에는 비판여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가 뒤늦게 세금을 납부했지만 인터넷상에서 비판여론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국민 10명 중 6명은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데 문제가 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다'는 응답은 61.3%(매우 23.2% + 어느 정도 38.1%)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응답 29.3%(별로 23.7% + 전혀 5.6%)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문제가 된다'는 응답은 19∼29세: 68.8%), 대재 이상(65.5%), 사무직 종사자(72.2%), 학생(75.7%), 광주·전라 거주자(73.8%) 등에서 특히 높았고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남자(33.8%), 자영업자(43.1%), 서울 거주자(38.1%)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번 조사는 조인스닷컴이 매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법을 통해 실시하고 있으며 오차 한계는 95% 신뢰수준에 ±3.5%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