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14일자 사설 <두 얼굴의 ‘언론운동 투사’ 최민희씨>입니다.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최민희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일 방송위의 지상파 방송 중간광고 허용 결정에 총대를 멨던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공개된 방송위 회의 속기록을 보면 최씨는 여론 수렴과 신중한 결정을 주장하는 조창현 위원장에 맞서 표결처리를 강압적으로 주장한 끝에 밀어붙였다. 그는 10여 차례나 “결정을 하라” “투표로 하라” “표결하라”고 위원장을 다그쳤다.

    조 위원장은 이 회의 전날 국정감사에서 “위원 간에도 의견이 엇갈려 있다. 아직 대화가 부족한 상태”라고 했다. 2일 방송위 회의에서도 “진지하게 국민과 대화하고 여론도 들어보고 국회와도 접촉한 후에 결정하자”고 몇 번씩 제의했다. 그러나 최씨는 “이렇게 가나 저렇게 가나 두들겨 맞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귀를 막았다. 결국 조 위원장은 최씨와 최씨에 동조하는 여권 추천 방송위원들의 강압에 밀리고 말았다.

    최씨는 과거 민언련 사무총장과 공동대표를 지내며 중간광고에 반대해왔던 인물이다. 2001년 12월 한 신문 기고에서도 “중간광고는 방송의 공익성 측면에서 합리적인 제도가 아니다” “광고로 디지털 財源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시청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씨는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을 공격하는 일마다 맨 앞줄에 서오다 작년 7월 열린우리당 추천으로 3기 방송위원이 됐고 차관급 부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최씨는 연봉과 직급보조비, 급식비, 월정직책급 등 한 해 1억1025만원의 급여를 받는다. 월 17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쓰고 체어맨 승용차와 운전기사, 비서가 나온다.

    거리의 시민운동가 행세를 하던 최씨가 하루아침에 고급 승용차를 타는 고위공직자로 권력을 받아먹는 것이 적절한 처신인지, 업무 능력은 있는 것인지를 두고 지난해 국회를 비롯해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자 최씨의 고향 격인 민언련은 “방송사 등 업계 이해에서 자유롭고, 시청자 주권을 지키며, 방송 공공성을 구현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고 옹호했었다. 그런 논란이 있은 지 1년 만에 ‘업계의 이해에서 자유로워 방송의 공공성을 실현할 것’이라던 최씨는 시청자 주권을 팔아 업계 이익을 앞장서 챙겨줬다. 자칭 ‘언론운동 투사’의 가면이 벗겨지자 잇속에 눈먼 맨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