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최근 고민은 자당의 정동영 대통령 후보와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같은 대선 링에 올려놓는 것이다. 정동영 후보가 계속해서 이 후보에게 '맞장토론'을 제안하고 있으나 이 후보는 응하지 않고있다.

    '정동영 대 이명박' 대결구도를 통해 지지율 상승을 계획 중인 정 후보와 통합신당으로선 답답할 일이다. 이 후보는 정 후보가 범여권의 최종 후보가 아니란 점과 체급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토론제안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통합신당은 일단 전략을 수정해 이 후보를 '토론기피 인물'로 낙인찍고 있다. 이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지만 '후보검증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여론도 큰 만큼 이 후보가 검증작업의 수단이라 할 수 있는 TV토론을 기피한다는 점을 인식시킬 경우 이 후보 지지율 하락에도 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합신당은 연일 이 문제를 대변인 혹은 부대변인 명의의 관련 논평을 통해 공격하고 있다. 22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도 당 지도부는 이 후보의 토론기피 문제를 빼놓지 않았다. 오충일 대표는 지난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메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협약식'에 이 후보가 불참한 점을 거론하며 "이 후보가 도대체 정책선거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오 대표는 "메니페스토는 국민과의 약속을 하자는 것인데 결국 정책선거를 할 수 없다는 내심이 깔린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며 "어느 시민사회 행사도 아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의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상희 최고위원도 "이 후보의 토론 기피 증상에 대해 말하겠다"고 포문을 연 뒤 "이 후보가 TV토론과 각종 정책토론을 기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번 KBS 초청토론회에 참가하려 했다가 토론 직전에 취소하는가 하면 중앙선관위 주최의 메니페스토 행사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최근 정동영 후보가 이 후보에게 맞장토론을 제안했지만 이 후보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너무나 오만하고 어처구니없는 태도로 토론을 거부했다"면서 "이 후보는 이미 자신이 대통령이 다 돼 버린 양 여기저기 다니며 선거운동을 하면서 정작 국민들이 알아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알려주려 하지 않고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올해 대선의 상황은 예전과 달리 후보들이 늦게 선정돼 국민들이 대통령 후보의 가치와 비전, 정책에 대해 소상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된 게 사실"이라며 "2002년 대선의 경우 83회의 토론회가 있었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굉장히 제한될 수밖에 없어 후보들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TV토론에 나와 자신들이 지향하는 가치와 비전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는 갖고 있는 온갖 의혹과 정책도 자당 내에서도 이론이 분분한 가운데 국민들에게 TV토론이나 후보 간 토론회를 통해 제대로 알려줘야 함에도 토론을 기피하는 것은 너무나 국민들에게 오만한 태도"라며 "이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철저히 무시하는 안하무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 속으로는 토론 자체가 불안하고 이 후보에 관한 의혹의 진실이 밝혀질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고, 이 후보가 갖고 있는 정책과 공약의 부실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며 "국민들이 분노하기 전에 이 후보는 즉각 토론에 응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