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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향한 범여권 공세에 노무현 대통령까지 가세했지만 정작 이 후보 본인은 ‘무시전략’으로 일관하며 민생·정책 행보로 차별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 김경준씨 귀국에 대해서도 관심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19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토탈미술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인과의 ‘차 한잔의 대화’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 법원이 김씨의 귀국을 승인한 것과 관련, “(내가) 생각할 게 있느냐. 나는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BBK 사건 관련 증인 채택 논란으로 한나라당은 국회 정무위원회 ‘보이콧’까지 했었다. 또 노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정책 공약을 겨냥해 ‘시장만능주의’로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별로 상대하고 싶지 않다”고 무시했다.
청와대가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한 검찰의 출석 요구에 “(소환요구서를) 받아봐야 (출석할지 여부를) 안다”고 즉답을 피했으며 ‘이회창 무소속 대선 출마설’에 대해서도 “경쟁자 한명 늘었네. 그런데 나는 그렇게(출마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짧게’ 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을 둘러싼 많은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인 반면, 문화정책의 구체화를 위해 마련된 문화예술인과의 간담회에서는 서울시장 재임시절 경험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며 ‘문화국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간담회 장소를 가득 메운 취재진을 보며 “이 자리에 관심이 있어서 왔는지, 다른 것을 물으려고 왔는지 모르겠다”고 농을 건네기도 했다.
"문화도 경제, 소득 올라가는 만큼 문화국가 돼야"
이 후보는 간담회에서 “문화도 경제”라며 “대한민국 목표를 경제적으로 국민소득 3만불, 4만불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소득이 올라가는 것만큼 문화국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 정책이라는 것이 페이퍼로는 많이 나와 있지만 그 중에 우선순위, 중요도가 있을 것이다. 이제는 누가 실천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자신의 ‘실천력’을 부각시킨 뒤 “낭비되는 정부 예산으로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문화예술계 지원 예산을 조금 더 올려야 한다”며 “여기서 GDP의 2%로 올리겠다고 하면 정치적 공약이다. 낭비되는 예산을 절감하면 이 돈으로 (문화예술계를 지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던 유인촌 유시어터 대표가 사회를 본 이날 행사에는 ‘시월애’ 감독 이현승씨, 김선정 한국종합예술학고 교수 등 문화예술인 20여명이 참석해 문화계 활성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양순국 서울대 교수는 “이 후보는 이미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 있기에 더 이상 강조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앞으로는 진정한 문화 마인드를 갖고 있는 문화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며 “개인적으로 무당파, 관망파이며 정치적으로 무관심하고 냉소주의를 갖고 있다. 문화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확실히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