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인터넷 신문의 보도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여성관련 '술자리 발언'에 대해 통합신당과 일부 여성단체에서 연일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비서관까지 나서 이를 문제삼고 나서 청와대와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대통합신당 지원이 노골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청와대에서 여성차별 시정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고재순 균형인사비서관은 19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맛사지걸'발언에 대해 "실망을 넘어 충격"이라며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국가적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고 비서관은 "(여기서) 문제는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이 후보의 여성관"이라고 지적한 뒤 "처음에는 '밥 먹으면서 농담으로 한 얘기'라고 했다가 이틀 뒤 '발마시지를 말하는 것으로, 성매매 업소와는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며 "이 후보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용모 기준으로 '일하는 여성'을 판단하는 여성 비하적 발언의 본질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여성의 상품화, 대상화의 문제를 장소의 문제로 바꿔 적당히 넘어가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 17일 여성단체에 보낸 답변서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져서 모두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여성으로서 더더욱 참기가 힘들다"며 "여성을 예쁜 여자와 그렇지 않은 여성으로 나눠 차별 없이 골고루 기회를 주겠다는 뜻인가. 예쁜 여성은 여러 가지 '보이지 않는'혜택이 있으니까 기회를 제한하고, 그렇지 않은 여성은 뭔가 혜택을 줘서 기회를 균등하게 주겠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은 뒤 "도대체 뭘 말하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쏘아붙였다.

    또한 고 비서관은 "이 후보의 해명에 실망하는 이유는 그런 여성문제에 대한 본질적 고민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국가를 경륜하겠다고 나선 것에 걸맞은 우리 사회 여성문제에 대한 인식의 깊이와 넓이를 발견할 수 없는 답답함 때문"이라고 비난한 뒤, "잘못에 대한 성의있는 해명과 솔직한 사과, 그리고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이 대한민국 여성에 대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후보의 여성보좌진들을 향해서도 "혹여 이 후보가 사과할 용의가 없다면 이 후보를 보좌하는 많은 여성들이 그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같은 여성으로서 최소한의 성적 수치심도 없이 술자리 농담쯤으로 치부하며 침묵하는 것은 관용의 문제도, 포용의 문제도 아니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존재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고 비선관은 이어 여성보좌진들에게 "그러려고 정치를 시작한 게 아니지 않느냐. 그러려고 나라를 경영하려는게 아니지 않느냐"며 "나라면 그리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뒤 "이 후보가 뉘우칠 용기가 없다면 옆에 있는 여성들이 용기를 내 이 후보에게 사과할 것을 권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