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또 튀었다. 지난해 형식을 파괴한 '노래하는 출판기념회(저서 최고의 정당, 최악의 정당)'로 정가에 화제를 불러왔던 정 의원은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이름도 생소한 '뮤직비디오 시사회'를 개최해 또한번 눈길을 끌었다.
정 의원은 자신이 노래한 '당신은 아름다워요'의 뮤직비디오를 상영하고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행사를 가졌다. 1집 음반 '두바퀴로 가는 행복' 발매를 포함해 세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도 정 의원은 수익금 전액을 아동 자선단체인 '어린이보호재단(Save the Children)'에 기부,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데 사용했다.
치열했던 당 경선이 끝난 지 20여일. 경선과정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의 선봉에 서서 '활약'한 까닭에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까지 받은 그였지만, 이날은 마음껏 '가수본색'을 드러내며 끼를 발산했다. 당시 윤리위 소명을 마치고 뉴데일리 기자와 만난 정 의원은 "지긋지긋하다"며 정치인으로서의 마음고생을 표현하기도 했었다.
"'노래하는 국회의원' '딴따라 국회의원' 등 걱정을 많이 하지만, 나는 내식대로 살고 싶다. 자유분방함. 그러면서도 할 일은 하는….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이다" (정두언 의원 인사말 가운데)
정 의원의 시사회는 장소만 국회였지, 행사 자체는 국회의 고정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개그맨 유상무씨의 사회로 시작된 행사에는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내빈소개' 시간이 식순에서 빠져있었다. 대신 '스텝소개'가 5분간 할당됐다.
주로 각종 토론회나 정당행사가 열리는 헌정기념관 대강당에는 뮤직비디오 상영을 위한 대형스크린이 각당 로고나 정치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걸리던 자리를 차지했고, 화려한 조명기구가 연단을 대신해 양쪽에 서 있었다. 정 의원은 행사시작 30여분 전 남성 4인조 가수 'Four Men'과의 '공연'을 위해 리허설을 갖는 등 가수로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뮤직비디오 '당신은 아름다워요'에서 정 의원은 '약간 엉뚱한' 의사로 분했다. 고아원에서 온 주사를 맞기 싫다며 난동을 부리는 한 소녀와 희망을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열어간다는 내용이다. 정 의원은 소녀의 마음을 열기위한 갖가지 작전을 시작하고 이에 소녀는 조금씩 온순해지고 행복을 알아가게 된다. 이 스토리는 현재 디지털브로스 필름에서 35mm 장편영화로도 기획중이라고 한다.
또 이 노래는 정 의원과 보좌진이 휴대폰 통화연결음(통칭 '컬러링')으로도 사용하고 있어 기자들을 포함한 지인들에게는 '익숙한' 곡이기도 하다.정 의원측 관계자는 "뮤직비디오를 위해 지난 5월 시간을 쪼개 밤을 꼬박 새며 촬영했었다"며 "그간 당 경선으로 인해 일정을 미뤄오다 오늘에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광훈 뮤직비디오 감독은 "밤샘작업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어느 프로페셔널한 배우 못지 않은 묵묵함과 분석력으로 끼를 발휘했다"고 정 의원을 평했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만큼, 이날 행사에는 이 후보 캠프 인사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박영준 후보 보좌역(수행단장, 이하 괄호안은 과거 캠프직책), 백성운 후보 행정특보(행정실장), 배용수 공보특보(공보단장), 송태영 공보특보가 자리했다.
박진 서울시당위원장을 비롯, 공성진 윤건영 박승환 신상진 송영선 의원과 이 후보를 외곽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윤여준 전 의원이 함께 해 정 의원을 축하했다. 또 이 후보를 지지했던 중견배우 이영후씨와 정 의원의 '동료가수' 서유석 남진 등도 참석했다.
예상과 달리 이 후보 캠프 소속의원들이 많이 자리하지는 않았지만, 행사장 안팎을 가득 메운 800여명 참석자들은 서로에게 "수고 많았다"며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자주 목격돼 정 의원의 '위치'를 느끼게 했다. 정 의원은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당 대선준비팀장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