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5.18 광주항쟁을 주제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에 대해 "(이 영화는) 당시 공수부대가 자위 차원에서 한 사격을 명령을 받고 한 것처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해, 네티즌을 중심으로 파문이 일고있다. 

    조갑제, "영화, 사실없는 내용 극화한 것"

    조 전 대표는 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화려한 휴가의 화려한 왜곡'이란 글을 통해 "영화 '화려한 휴가'의 가장 중요한 장면은 전남도청을 지키던 공수부대가 애국가를 부르는 시민들을 향해 집단적으로 발포하여 수십 명(또는 수백 명)이 죽거나 다치는 대목이다. 나치 군대가 유태인을 집단학살하듯 하는 장면이다"며 "이 영화를 본 많은 국민들은 공수부대를 살인집단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영화에 대한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이 영화가 도입부에서 '사실에 근거하여 극화했다'고 주장한다"며 "사실에 근거하여 극화한 것이 아니라 사실에 없는 내용을 극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관람자, "공수부대가 반란군이란 인상받을 것"

    조 전 대표는 "첫째, 영화에서는 공수부대가 누군가로부터 사격명령을 받고 탄창을 M-16 소총에 일제히 끼운 뒤 무릎 쏴 자세를 취한 다음 애국가를 부르는 시민들을 향하여 아무런 경고도 없이 일제히 사격한다. 이것은 완전히 조작"이라며 "그날 전남도청 앞에서는 그런 사격도, 그런 사격 명령을 내린 장교도 없었다. 있었다면 1996년의 5.18 재판 때 구속 기소되었을 것이다. 광주사태에 대해서 가장 치밀하게 조사했던 1995년의 서울지검과 국방부 검찰부 조사도 사격명령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둘째, 공수부대의 발포는 시위대가 탈취한 장갑차를 몰고 군인들을 향하여 돌진, 공수부대원을 깔아 사망하게 한 사건을 계기로 자위적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검찰은 밝히고 있다"고 말한 뒤 "이때도 공수부대 중대장들에게만 10발씩 지급되고 일반 사병들에겐 실탄이 거의 지급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셋째, 애국가를 부르는 평화적 시위대를 향해 공수부대가 집단 발포하는 장면은 공수부대가 대한민국에 대해서 발포하는 듯한 상징성을 풍긴다"며 "영화 관람자는 공수부대가 반란군이라는 인상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조 전 대표는 "넷째, 국방부는 이 장면에 대해서 영화사에 항의하고 국민들에게 '그런 일이 없었다'는 해명을 했어야 했다"며 "군 장병들에게도 특별한 정훈교육을 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국방부를 향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영화는 시작되기 전 '이 영화는 사실과 다릅니다'라는 주의를 주어야 할 터인데 거꾸로 '사실에 근거하여 극화했다'고 한 것은 2중의 왜곡이다"며 “이 영화를 국군통수권자인 노무현 대통령도 봤다고 한다. 김장수 국방장관은 노 대통령을 찾아가 이 영화의 이 장면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어야 했다"고 국방부를 거듭 비난했다.
     
    그는 또한 이 글에서 "공수부대의 난폭한 몽둥이 진압이 광주사태의 한 원인이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그런 사실을 근거로 하여 공수부대를 '동족을 무차별 사살하는 살인집단'으로 그릴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라며 '화려한 휴가' 제작진에게도 맹비난을 퍼부었다.

    조갑제 주장, 네티즌들 논쟁 뜨거워

    조 전 대표의 이같은 주장이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이들이 단 댓글에서도 뜨꺼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디 sickchai7은 "당신이 당시 지휘계통에 있었던 사람이었나. 현장에서 목격을 했냐"고 되물었고, mosan1000은 "난 당시에 공무원으로서 5.18을 참가는 못하고 가슴조이며 지켜봤던 비겁한 소시민"이라며 "사람이 얼마까지 악해질수 있나"고 비판했다. 또한 jyparksmh는 "총을 맞아서 죽었다는 사람과 그로인해 피해본사람이 있다"며 "총을 쏜 사람들이 그리 양심적이었다면 왜 하나도 안나타는 것이냐. 그것은 역사에 떳떳치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전 대표의 주장에 찬성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verytas2는 "죄없는 부모형제, 신성한 태극기를 향해 발포를 하라고 하면 우리나라 군대에 발포할 사람 아무도 없다. (당시 군인들이) 오죽 했으면 피눈물을 머금고 자위차원에서 할 수 없이 응사를 했겠는가"라고 했고, htoto777은 "영화의 초점도 발포권자에 맞췄어야지 군인들을 살인마로 인식하게 했다"며 '화려한 휴가'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