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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가 "시간을 서로 조정해서 만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우리끼리인데 만나면 되지"라며 가볍게 말했다.
이 후보는 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차명진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박 전 대표와의 회동을 갖겠다는 기존 원칙을 확인하면서도 시기와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박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즉답을 피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화합'을 강조해온 이 후보는 지난달 30일 전남 구례에서 가진 당 연찬회에서도 "억지로 화합하자는 것이 아니라 물 스며들듯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이해하고 다정해지는 진정한 화합을 해야 한다"며 "정치적으로 과시하려고 보여주는 것만이 화합은 아니다"고 말해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이 후보는 차 의원의 '초보정치인 차명진의 좌충우돌 의정일기'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책에 '이명박은 왜 저렇게 말을 못할까'라는 편이 있더라. 내 욕을 막해놓아 축사하러 갈까 말까 고민했다"면서 "이 책이 시중에 나가면 안될 것 같아 내가 다 사 모을까도 생각했다"고 농담을 던져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 후보는 "말 못한다고 해서 기분은 나빴지만 (차 의원 지역구인) 부천 소사 뉴타운 건설을 보니 잘했더라"며 차 의원을 치켜세웠다. 그는 또 "다른 욕심은 아무것도 없다. 경제 하나 제대로 살리겠다는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아버지 세대도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런 세상을 틀림없이 만들고 물러나겠다"고 다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경선 때 이 후보 캠프에서 미디어홍보위원회 본부장, 경기지역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해온 차 의원은 저서를 통해 학생운동․노동운동 시절의 투쟁기, 선거 유세 이야기, 지역구 이야기 등 지난 1년간의 의정활동 이야기 78편을 직접 그린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수록해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후보를 비롯, 정두언 이방호 주호영 김정훈 정종복 임해규 이주호 김기현 이계경 나경원 의원 등이 참석했다. 차 의원이 보좌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참석해 축하했으며, 김 지사는 이 후보의 등장에 "한나라당의 스타가 다 왔다"며 함께 무대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했다.
사회를 맡은 방송인 박철씨가 "후보님, 저 누군지 알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지자, 이 후보는 "살이 왜 그렇게 빠졌느냐"며 친근감을 표했다. 박씨는 이 후보의 축사 이후 이방호 나경원 주호영 이계경 의원에게 '1분 릴레이 축사'를 맡겨 눈길을 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