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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7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국가의 진로가 손바닥만 한 강남 땅에 걸려 있다. 한국 역사에서 일찍이 이런 일은 없었다. 의혹 앞에서 “아니다”라고 외치는 이명박 후보, 자기 땅이라는 그의 형, ‘이명박 땅’이라며 사퇴를 요구하는 박근혜 후보 캠프, 의혹 규명의 칼을 쥔 검찰, 침묵으로 지켜보는 당원과 국민…이 모든 이들은 차분하게 단 하나만을 추구해야 한다. 그것은 진실이다. 진실의 시간은 1차적으로 48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이 후보는 당당히 진실 앞에 서라. 그는 “모든 것을 걸고…”라고 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건 주장이 아니라 사실이다. 모든 걸 건다면 형과 두 자금관리인이 속히 검찰에 나가 모든 진실을 밝히도록 하라. 기자회견이 아니라 자기 발로 검찰을 찾아가도록 하라. 그들이 머뭇거리니까 국민은 의심하는 거다. 처남이 검찰 조사를 받고 의혹이 풀렸다. DNA 검사를 하니 출생 의혹이 풀렸다. 형 부분에 대해선 왜 당당하지 못하나. 그들의 문제는 이미 사생활의 영역을 떠났다. 그것은 이 후보의 문제이며,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결정의 문제이고, 나아가 국가의 문제다. 그들은 국민 앞에 진실을 말하라. 경선 문턱만 넘으면 되는 게 아니다. 경선 너머엔 진실이라는 더 큰 문턱이 기다린다. 이 후보는 “후보가 된 후라도 차명 재산으로 드러나면 사퇴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검찰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검찰은 팩트(fact·사실)로 죽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모호한 추정 속으로 도피했다. 의혹을 풀라고 했더니 키워만 놓았다. 고소 후 40여 일이 지났는데 송곳 수사로 유명한 특수부는 도대체 뭘 했단 말인가. 정치권의 비난이 계속된다면 수사 내용을 밝힐 수도 있다는 경고 성명은 또 무엇인가. 이런 협박을 하는 곳이 검찰인가. 이러니 검찰이 뭔가를 숨기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것이다. 검찰은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처리하는 관행과 수위(水位) 때문에 일정한 수준에서 수사를 멈춰야 한다는 고민도 할 것이다. 이상은씨 땅이냐 아니냐만 밝히면 됐지, 누구의 땅인지까지는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도곡동 땅은 이미 이런 차원을 넘었다. 그것은 국민과 연결된 진실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이런 식으로 넘기는 것은 본선에서 또다시 검풍을 만들려는 공작이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만일 밝히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넘어간다면 정치 검찰일 수밖에 없으며 그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 검찰은 더 이상 국민의 믿음을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다시 수사하여 한나라당 경선 전에 밝히는 것이 옳다.
박근혜 후보 측이 이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이다. 검찰 발표는 이상은씨 지분이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일 뿐이다. 땅이 이 후보의 것이란 증거는 없다. 그런데도 사퇴 운운하는 것은 진실에 대한 또 다른 위협이다. 이제는 땅의 문제가 아니라 거짓과 진실의 문제다. 누구도 이를 피해 갈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