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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6일 사설 '이명박 후보와 검찰 사이'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검찰은 지난 13일 서울 도곡동 땅 문제와 관련해 한나라당 이명박 경선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의 지분은 본인 것이 맞지만, 큰형 이상은씨의 지분은 실소유주가 제3자인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은 쉽게 말해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다는 것이다. 수사 기관인 검찰이 이런 식의 발표를 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검찰 내부에서도 “증거를 따져 형사처벌 여부를 밝히는 수사 발표의 기본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다.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심재륜 변호사는 “추측, 억측을 불러일으키는 수사결과 발표는 중립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런 수사 결과 발표는 안 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추측성 수사 발표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검찰은 15일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자금 흐름 조사가 완료된 시점에 (이상은씨 땅 매각 자금을 관리한) 두 이씨가 출석에 불응해 더 이상의 수사가 불가능했다”며 “형사소송법상 참고인에 대한 강제소환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검찰은 “두 이씨가 검찰에 출석하면 도곡동 땅의 자금을 어떻게 관리해왔는지, 자금 소유자 승낙 없이도 현금을 인출할 수 있었는지를 수사해 실제 소유자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두 이씨의 변호인은 “이미 검찰에 나가 진술했고, 다시 검찰이 수사 재개를 결정하고 출석을 요구하면 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는 끝까지 가서 결판을 지어야 한다.
검찰은 확실한 증거도 없이 “…보인다”는 식의 수사 발표를 해 시중의 추측과 억측을 오히려 더 키운 데 대해선 이날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검찰은 “이들이 계속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서 밖에서 검찰을 비난하면 지금까지 자금 조사 내용이나 관련자 진술을 소상히 밝힐 용의도 있다”고 했다. 검찰도 무엇을 감추고 있다는 것인지, 검찰 비난만 하지 않으면 그것을 공개하지 않고 놔두겠다는 것인지 알쏭달쏭하다. 국가 최고 수사기관의 대응치고는 품위를 잃은 발언이다. 이 후보측은 “공개할 게 있으면 공개하라”고 했다. 당사자도 이렇게 나왔으니 검찰은 그게 뭔지 공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