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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7일자 사설 '이·박, 이렇게 당내 경선 이긴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대결이 서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격화되고 있다.
이 후보 처남 김재정씨는 자신의 부동산 거래 내용에 의혹을 제기한 박 후보측 서청원 상임고문, 유승민·이혜훈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비록 당사자는 아니라 해도 양측의 갈등이 고소전으로 비화된 것은 처음이다. 박 후보측은 연일 검찰에 이 후보 관련 의혹을 빨리 수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 후보측 의원들은 6일엔 대검찰청에 직접 찾아가 이 후보 관련 수사를 촉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양쪽 진영 사람들이 뒤에서 하는 말들은 여야 간에 오가는 것보다 훨씬 더 적의(敵意)에 차 있다고 한다. 이렇게 살벌한 당내 경선전은 한나라당 역사에선 물론이고 정당사를 통틀어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경선이 이러는 것은 두 진영이 ‘예선만 이기면 본선은 거저먹는다’는 착각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말대로 ‘청와대가 눈앞에 아른거리는’ 양측이 이제 와서 그게 신기루인 줄을 깨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당내에서 자제하라는 얘기가 나오면 이 후보 쪽은 “당하는 사람이 뭘 자제하느냐”고 하고, 박 후보 쪽은 “검증하지 말란 소리냐”고 한다. 한나라당 경선은 죽기 살기로 끝장을 보는 대결로 가게 됐다.
지금 두 후보는 말로는 “내가 지면 상대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선 두 사람 간에 마지막 예의와 신뢰는 남아 있어야 한다. 이대로 가면 8월 19일 경선이 끝난 뒤 패자가 승자에게 줄 것은 기껏해야 마음에 없는 형식적인 꽃다발뿐일 것이다. 패자는 선거법 때문에 몸을 움직이지 못할 뿐 마음은 당을 멀리 떠나 있을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8월 20일 이후에 하나로 합칠 수 있는 수준으로 되돌아와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이날 양 진영에선 이 말을 귓등으로라도 듣는 사람도 없는 듯했다. 12월 19일이 지나면 귓등으로 흘려버린 이 말이 새록새록 새로워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