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한나라당의 최고지도부는 '관리형' 지도부다. 스스로의 역할을 대통령 후보 경선의 공정한 관리와 12월 대선승리를 위한 대선후보 보호로 한정해 출범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당 경선 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도부의 '중립'이 우선시 된다. 최고지도부가 특정 후보 편에 선다면 '공정 경선'이란 사실상 불가능하며 스스로 규정한 '관리형 지도부'란 본래의 출범취지도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현 지도부가 대선 4개월 뒤 있을 18대 총선의 공천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립'은 현 지도부가 지켜야 할 '제1규칙'이라 할 수 있다.   

    현 지도부는 박근혜·이명박 두 대선주자의 대리전으로 출범됐다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있어 출발부터 삐걱거렸고 그래서 더욱 '중립'에 대한 요구가 컸다.

    최근 당내에선 이재오 최고위원을 두고 여러 말들이 오간다. 이 최고위원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캠프에 합류하진 않았지만 그는 이 전 시장 캠프의 좌장으로 불린다. 언론에서도 그를 이 전 시장 측으로 분류한다.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최고지도부 중 '중립'이 아닌 특정후보 측으로 분류된 의원은 이 최고위원 뿐이다.

    그런 그가 목소리를 키우고 있고 당내에선 이런 이 최고위원에 적잖은 우려와 불만을 나타낸다. 이 최고위원은 '한반도 대운하' 보고서 논란을 두고 가장 목소리를 높였고 이 전 시장의 행사에 동행하는 것은 물론 이 전 시장 지지 팬클럽 행사에까지 참석한다. 24일에는 기자간담회까지 자청해 "결국 이번 대선은 경제를 살릴 이명박을 선택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이 본선과 경선의 일관된 흐름"이라며 이 후보의 당선 당위성을 역설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선거중립을 요구하고 있다. 28일에는 '노 대통령의 헌법준수 및 대선중립 촉구 결의안'까지 제출했다. 대통령의 한 마디가 대선정국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란 게 한나라당의 설명이다. 이같은 잣대는 당 경선을 관리.감독하는 현 지도부에도 적용돼야 한다. 이 최고위원의 한 마디 역시 당 경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