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연승 뒤 1패. 승승장구하던 한나라당이 단 한차례의 재·보선 패배로 분당 위기까지 치닫았다. "재.보선 한번 진 것 갖고 무슨 호들갑이냐"는 목소리도 나왔고 "오히려 약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지금 한나라당은 분당까지 걱정하고 있다.  ·

    30일 강재섭 대표가 당 내분의 수습책으로 '쇄신안'을 내놨지만 신통치 않다. 같은 날 전재희 의원은 정책위의장직을 사퇴했고 그의 러닝메이트인 김형오 원내대표도 거취를 고민중이다. 빠르면 이번 주 김 원내대표 역시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미 사퇴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다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일 이 최고위원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어떤 결정을 내릴 지는 아직 미지수다. 

    1일 오전 한나라당은 조용했다. 매주 화요일 김 원내대표 주재로 열리던 주요당직자 회의도 열리지 않았고 강재섭 대표는 저녁 당 상임고문과의 만찬을 제외하고는 공식일정은 잡지 않았다. 현재 한나라당은 이 최고위원의 거취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그의 결정이 곧 이 전 시장의 입장이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당 사무처 직원들도 이 최고위원의 결정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거취를 고민 중인 김 원내대표 측도 "이 최고위원의 결정을 지켜보자"고 한다. 그러면서 이들의 입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자산이라 말했던 박근혜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이 오히려 당 수습에 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 측은 "박근혜·이명박 파워게임에 당이 휘둘리고 있다"면서 "지금 사퇴를 하면 이명박쪽이라고 낙인찍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했다.

    당 관계자들도 "문제는 박근혜·이명박이다. 뭘 해도 두 사람의 그늘에서 당이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고 했다. 실제 한나라당은 '강재섭 체제유지'를 주장하는 측이나 지도부 총사퇴 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혹은 전당대회 개최로 새지도부 선출을 요구하는 측 모두 문제의 핵심은 "두 유력대선주자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 명확한 해법을 찾기 힘들다. 가장 큰 문제는 박근혜·이명박 때문 아니냐"고 했다. 30일 열린 의원총회에는 100여명의 의원들이 모였지만 토론은 하지 않았다. 2시 본회의 출석때문에 오랜시간 토론을 할 여건이 되지 않았지만 더 큰 이유는 의원들 서로가 현재 해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알고있기 때문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