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지만 한나라당에서 "이 전 시장이 이길 것"이라 장담하는 이는 쉽게 찾기 힘들다. 언론사의 여론조사 마다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 전 시장은 6개월째 지지율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두자릿수 격차로 앞서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앞설 것이라 했던 '당심'에서도 두 사람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3일 양일간 SBS와 여론조사전문기관 ‘R&R’의 조사에 따르면 현행 룰대로 경선을 해도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를 24.1%포인트 차로 1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선 당심에서도 이 전 시장이 앞섰다. 안팎으로 박 전 대표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당 관계자들은 "이 전 시장이 이길 것이라 자신할 수 없다"고 말한다. 객관적인 데이터에서 이 전 시장이 크게 앞서고 있지만 이들이 이 전 시장의 승리를 낙관하지 않는 이유는 어디 있을까. 이같은 질문에 이들은 공통된 답변을 내놓고 있다. 바로 박 전 대표의 전국조직이 견고하다는 것. 당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이 앞서고 있는 건 맞는데 그래도 경선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의 전국 조직이 매우 견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의 지역 조직을 보면 급조된 게 많다. 시장 퇴임 뒤 곧바로 움직였다고 하지만 당내에서 이 전 시장에게 세가 쏠린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전국에 많은 조직을 만들었지만 조직의 견고함은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반면 박 전 대표의 조직은 매우 탄탄하다고 한다. 

    중립지대에 있는 한 중진 의원의 보좌관은 "양쪽 캠프에 아는 분들이 많이 가 있지만 박 전 대표 측이 견고함에서는 앞서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대표 시절 계보정치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오랜시간동안 당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확실히 당내 조직이 탄탄하다"고 말했다.

    중립지대에 있는 한 의원은 "일반국민의 지지율이 월등히 높은데도 대의원과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박 전 대표가 앞서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느냐. 지금은 이 전 시장이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5월 중순은 지나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표의 지지층 충성도가 높다는 점도 그를 무시할 수 없게 하는 요인으로 꼽는다. 당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흔들리지 않는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에 지면 끝'이라는 절박한 상황인 만큼 불안한 카드를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며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에 뒤지고 있지만 조직이 견고하고 지지층의 충성도가 높다는 점은 대의원과 당원들의 표심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대선 뒤 곧바로 18대 총선이 있는 점도 이 전 시장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관계자는 "만약 이 전 시장이 40%대의 지금 지지율을 유지못하고 30%대로 하락할 경우 당원들 사이에 심리적인 불안감이 조성될 수 있고 당심은 다시 요동칠 것"이라며 "이 경우 박 전 대표의 지원이나 도움을 받은 의원들 중 이 전 시장 지원하고 있는 의원들은 다시 박 전 대표에게 이동할 수 있다"고도 했다.

    최근 일반여론조사에서도 일단 박 전 대표는 상승흐름을 탔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상승세를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여부다. 박 전 대표는 20%대의 고정적인 지지층을 갖고있는 반면 좀처럼 외연확대는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캠프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박근혜의 비전'에 대한 홍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점검하는 TV토론에 기대를 걸고있다. 이때 박 전 대표 정책과 국가경영전략이 더 효율적이란 점을 대국민에 홍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박근혜 역전극'의 서막을 5월로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