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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매주 수요일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연다.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9명의 최고위원과 4선 이상 의원들이 참여하는 회의다. 그러나 수요일인 14일 강 대표는 3선 이상 의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확대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었다.
강 대표가 한달에 한번 3선 의원들까지 참여할 수 있는 회의를 열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강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최고중진회의를 확대해서 오늘 첫 회의를 열게 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하고 여러 중진 의원들의 의견을 좀더 당무에 반영해 당의 단합을 기하기 위함"이라며 회의 취지를 설명했지만 참석한 의원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강 대표가 "원래 최고중진회의는 비공개인데 특별히 공개적으로 말하고 싶은 의원 분은 먼저 발언을 하라"고 요구했으나 선뜻 마이크를 잡은 의원도 없었다. 권오을 의원만이 잠시 마이크를 잡고 한미FTA협상과 관련, 당의 입장정리를 좀더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만 했다. 일부 의원은 회의시작 전 "당사 이전 안하냐"고 불평을 털어놓기도 했다.
무엇보다 강 대표가 공언한 뒤 열린 첫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 숫자가 너무 초라했다. 한나라당의 3선 이상 의원은 총 32명이다. 그 중 고위당직을 맡아 기존의 최고위원회의 참여하던 의원 5명(강재섭 대표, 김형오 원내대표, 이재오 정형근 최고위원, 황우여 사무총장)을 제외하면 28명의 새 얼굴이 이날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그러나 정작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의원은 11명에 불과했다. 이중 한 명은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고 나서야 참석했고 대부분 의원들이 예정된 회의시간을 훨씬 지나서야 회의장에 도착했다. 강 대표는 최근 당내 가장 큰 핫이슈인 '경선룰'과 관련, "경준위가 1차합의를 보지 못했지만 얻은 소득은 이전에 만든 혁신안대로 하는 것 보다 투표하는 사람 층을 많이 늘리고 시한도 6월보다 뒤로 미뤄 전략적으로 생각하는게 좋겠다는 것"이며 경선룰을 둘러싼 당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으나 의원들은 강 대표의 발언에 크게 공감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오히려 의원들에게는 전날 열린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의 매머드 급 출판기념회가 더 관심사처럼 보였다. 회의에 참석한 모 의원은 옆좌석에 앉은 중진의원에게 전날 열린 이 전 시장의 출판기념회를 거론하며 "(이 전 시장이)대세 굳히기에 들어갔어"라고 말은 건넸고 중진 의원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공교롭게도 전날 이 전 시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3선 이상 의원(지도부 5명 제외)도 11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