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카드'와 이해찬 전 총리의 방북, 북한에 대한 통일부의 70만톤 쌀 비료 제공 등은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정치지형을 바꾸려는 노 정권의 공세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불교에 보면 묵빈대처란 말이 있다. 잘못을 범한 사람이 있으면 스스로 잘못을 깨닫게 한다는 뜻인데 지금 노무현 정권과 열우리당은 묵빈대처하기에 지나쳤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금 노무현 정권과 열린당이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의 정치지형을 바꾸려 하고 있다. 이재정 장관이 70만톤의 쌀과 비료를 북한에 주고 이해찬 전 총리가 북의 환대를 받으며 북한을 갔다. 이들은 정상회담이 가능한 시기를 5월부터라고 하니까 그 이후 정치는 전부 대북문제와 노 정권의 위장 평화공세로 바뀔 것이고 이것 자체가 한나라당의 재집권을 막는 정치지형 변화"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것 아니고는 자기네들이 재집권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고 일반적인 정치지형 변화로는 안된다는 판단으로 위장평화공세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국민들을 가장 현혹시키는 북한의 조평통 발언이고 장영달 원내대표가 똑같은 주장을 한 것"이라며 "소위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전쟁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는 북한이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겠다는 전략과 동일하다"고 역설했다.

    이 최고위원은 "우리 국민들에게 전쟁공포를 극대화시켜 그것으로 인해 자기네들이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전략으로 북한이 핵을 폐기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벌어지는 평화공세는 위장평화공세고 이는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겠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라며 "우리가 위장평화공세의 실체를 모를 때는 한나라당이 눈뜨고 당했지만 실체를 알기에 그들의 작전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겠다"고 했다.

    그는 "여러 최고위원분들이 장영달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말했지만 그것이야 말고 너무 속 보이는 정치술수기 때문에 노무현 정권이 망한 것"이라며 "그들은 과거 지향적인 정치행태를 버려야할 때가 왔다"고 충고했다. 장 원내대표에게는 ""4선쯤 하셨으니 철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노 대통령의 '개헌카드'를 언급했다. 그는 "한쪽이 북을 치면 한쪽은 장구를 쳐야하는데 이게 바로 개헌카드"라며 "선거와 정책으로는 안되고 한나라당 대응카드를 제시해야하는데 이는 한나라당이 대선준비에 전략을 쏟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장평화공세인 정상회담에도 한나라당이 대응해야 하고 개헌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렇게 한나라당을 정신없이 혼란시켜 자기네들 의제선점에 대응하게 만들겠다는 술책"이라며 "이 모든 사태가 위장평화공세와 개헌카드"라고 말한 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을 노 대통령과 열린당은 잘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언급했다. 이 최고위원은 "끝으로 미국에 대해 한 마디 하겠다"며 "한나라당은 미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증진시키고 한반도 평화에서 미국이 동맹국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된 시점에서도 미국과의 동맹은 강화해야한다"고 말한 뒤 "그런데 만약 미국이 북한의 핵폐기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노무현 정권의 재집권을 위한 위장평화공세에 동조한다면 우리는 미국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묻지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반대편에 앉은 정형근 최고위원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반미야 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