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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에서 그렇게 환호를 받으며 남북정상회담을 했지만 그것으로 이뤄진 것이 무엇이냐. 반면 냉담한 분위기에서 회담을 시작한 동서독은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화해 과정을 통해 통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느냐"
통일부 장관을 지낸 김덕 성균관대 교수(전 국가안전기획부장)는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프로젝트 제1차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남북정상회담에 감상적 민족주의 견해를 반영하는 것을 경계했다.김 교수는 "동서독은 냉담한 분위기에서 시작한 정상회담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화해 과정으로 갔고 그것이 통일로 연결됐다"며 "그런데 6.15선언에서는 평양의 뜨거운 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서해교전,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이 벌어진 데서 보듯 군사문제에서는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김 교수는 "이 시점에서 정상회담을 여는 게 위기로부터 출구를 마련하는 데 진정한 도움을 줄 것이라는 데는 회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방 이후 가장 관대한 대북지원으로 민족화해 분위기를 잔뜩 올려놓은 김대중 정부 말기에 2차 핵위기가 일어났고, 그것을 계승한 노무현 정부 말기에는 핵실험이란 충격적인 사태가 벌어진 것을 봐도 남북정상회담이 북핵 등의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에서 군축이나 핵문제를 해결할 것을 기대하지 말라며 "북한은 군사문제와 관련해서는 남한을 대화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한국에서 지원받는 것은 민족의 차원에서 자력갱생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민족애가 강한 진보적 정권이 대대적 지원을 해줄 수 있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 대해 "북의 변화를 위해 북과 협력해야 한다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 대가가 핵실험이었다"며 "대북지원이 북의 변화를 촉진한 것이 아니라 변화없이 체제를 보존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대북 퍼주기 정책을 비난했다.송영대 숙명여대 교수(전 통일부 차관)는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6자 회담에서 핵 동결까지는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정상회담으로 감상적 평화무드가 고조되면 우리가 북한의 핵을 용인해주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남성욱 교수는 "북한은 작년부터 한국 정부에 국보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정상회담은 반미구도와 연계 될 수 밖에 없다"며 반미 정서가 생길 가능성을 경계했다.
반면 박순성 동국대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관계 발전 및 평화 통일 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높은 수준의 정치협상"이라며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는 남북관계를 한단계 진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들 토론자 이외에도 김근식 경남대 교수, 제성호 중앙대 교수가 참여했고 한나라당에서는 김형오 원내대표와 이해봉 박찬숙 의원등이 참석했다.





